이월 초하루에 태어난 아이
이제 어느덧 제 몸도 가누고, 혼자 앉아 도리도리도 하고
뜻 모를 짝짜꿍이며, 배밀이로 사방을 돌아다닌다
늦은 밤 나는 술냄새며
독한 담배 내며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꾸역꾸역 아이방을 들었다
마침 바른 몸을 모로 돌려 눕는 아이는
자면서도 부지런히 대천문이 호흡하고
또 움찔움찔도 하면서
요새 제가 한창 먹고 있는
호박 내 나는 숨결을 내는 것인데
채 자라지 않은 팔과 다리며
동자승 같이 정갈한 머리통이며
또 그런 것들이 가지런히 뉘어 반듯한
모양을 이루는 것에는 자꾸만 몰입이 되고
술기운은 얼크니 아이손도 포개 보고 간질여도 보고
자꾸만 경망스러워지는 것인데
나는 이 마음을 오랫동안 기억했으면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요런 생명을 두고 단지 어린것이나 젖먹이라 표현하였던
그 어느 시인은 참으로 인색도 하거니와
또 궁색 맞은 인사라 혀를 차는 것인데
이 밤에 온전치 못한 정신으로
아이를 치근대는 나도 퍽 올바르지 못한 것을 떠올리며
귀치않은 밤은 자꾸자꾸 깊어간다
그러면서 퍼뜩 이 생명이 참으로 대단도한 것은
그 맑음이나, 순수함이나, 무고함 같은 단어들을
이리도 쉽게 가르치고 있는 이 생명이
참으로 대단도 한 것은
그 어느 날엔가 읽기는 하였어도 결코 읽히지 않았던
그래 저 ‘호밀밭의 파수꾼’을 떠올리게 하는 이 생명은
꿈꾸듯 저를 지키라
이 밤에 나를 조용히 순화(純化)시키고 있나 보다
감탄도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