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는 등 뒤로
돌 지난 이 아이는
섭섭함을 생각하였을지도 모르겠다
방금 전 웃음, 호들갑스러운 너스레
갑자기 싸~~~악 지우고 나는 출근하는 것이다
현관 앞 멍하니 아이는 눈만 동그랗다
내 이기심으로 태어난 죄밖에 없음에도
가끔 이 아이를 내 마음대로 굴려갈 것을 생각하곤 하는데
나 좋다고 웃길 바라고 편하자고 잠자기를 바란다
지금은 이것이 대수롭지 않은 양
그냥 그냥 하여도
벌써부터 이러한 마음이 자리 잡은 것이며
또 이것이 자꾸자꾸 뻗어나갈 내일이나 모레에는
나는 필시 대수롭지 못할 질풍노도의 벽에 갇힐 것이다
걱정도 하면서
낯이 붉어지고 아이가 측은하기도 하는 것인데
내게는 이러한 마음을 이기는 모짐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늘 좋은 아빠인가 나쁜 아빠인가를 고민하게 되고
이러한 마음이 요동칠수록 나는 되려 이 마음을
소홀히 외또로이 한켠으로 미루어 두는 것인데
이것이 바로 내 마음의 모짐과 변명인가 보다 생각도 하다가
또 한편으론 나도 자식이고, 아비도 있고 어미도 있고
아비 될 도리나 자식 될 도리나
저 아래 끝이 같을 것을 생각하면은,
그리하여 그 아비나 어미에 대해 나는 좋은 아들인가에 비추어 볼 때
애석하게도 나는 좋은 아빠는 될 수 없겠다는
회의찬 결론에 닿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