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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연 Sep 12. 2016

사건의 재구성

너의 시간, 나의 시간 그리고 우리의 관계


'삼자대면'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사건이 생겼을 때 관련 있는 사람끼리 모여 이야기를 나눠봐야 진실을 알 수 있다는 의미다. 


같은 상황이더라도 사람마다 사건에 대해 생각하는 것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하나의 상황이 벌어졌을 때 그것의 진상을 밝혀내기 위해선 관련된 사람들에게 각자의 의견을 묻고, 통합해볼 필요가 있다.


그것을 사건의 재구성이라고 한다. 


하다못해 만남과 이별에 대해서도 남여가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서로가 생각하는 이별의 이유가 다르듯,

세상 모든 사건에 대해선 관련된 사람 수만큼의 다양한 입장이 존재한다. 


실제로 사건의 관계자 중 몇 명만 빼고 대화를 했을 때와 모든 관계자를 포함하고 대화를 할 때 입장차이가 확연히 달라지곤 한다. 


A라는 상황이 생겼을 때 한 사람은 그것을 A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은 그것을 A-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반면 또 다른 사람은 아예 그것을 B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A를 A로 온전히 바라보지 않은 두 사람이 잘못한걸까?


그렇지 않다. 

각자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그들에겐 그렇게 생각한 나름대로의 이유가 존재할 수 있기에

오히려 당연한 것이다. 

어떻게 살아온 삶과 환경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같을 수 있겠는가. 


그렇게 사건을 재구성하면서 잘 몰랐던 상대방의 마음을 알게 되고, 

서로의 생각을 포용할 수 있게 된다. 


오해를 풀게 되고, 

상대의 삶을 받아들이게 되면서 보다 넓은 시각을 가지게 된다. 



우리는 누구나 한 번 쯤 오해를 한 경험이 있다. 

반대로 오해를 받아본 경험 또한 있을 것이다. 


사건의 재구성, 

서로의 시각을 이야기 하는 것,

너의 삶을 받아들이고 상대의 시각을 이해하는 것,

그래 그럴 수 있다고, 충분히 이해한다고 다독여주는 것.


오해에서 세 걸음만 물러서도 이해가 된다고 하지 않는가. 


내가 생각하는 것이 상대에겐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우린 알고있지만,

때론 나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상대에게 답답함을 느끼곤 한다. 


하지만 우린 보다 더 넓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 사람이 살아온 시간과 그 사람의 관점에서 사건을 재구성해보는 것. 

그랬을 때 그 사람이 그렇게 행동했던 것이 이해가 된다면 

아무 말 하지 말고 그저 포옹해줄 것.

그동안 수고많았다고, 많이 힘들었겠다고.


나의 억울함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나의 지나온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의 관점에선 그 사건이 어떤 의미였는지 조곤조곤 설명할 것.


그렇게 우린 사건을 재구성하며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고,

곁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며,

관계에 진심으로 감사하게 된다. 


보다 더 넓은 시각으로 삶을 바라보게 되고, 

마음이 푸근해짐을 느끼게 된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생각하는 것, 성격 등 모든 것이 다른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하나의 사건을 받아들이는 정도는 다양하다. 


허나 중요한 본질은 내가 너의 이야기를 들어줄 준비가 되었다는 것,

설령 나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너지만, 아무 편견 없이 너를 포용하겠다는 것. 


그렇게 서로 다른 삶과 규칙에 물들어가고 

너와 나의 방식을 공감하는 것.


그것이 사건의 재구성이며, 너의 삶에 대한 되새김이다. 


그렇게 나와 생각이 다른 '너'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과정이 우리를 보다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게 아닐까.


우린 나와 비슷한 '너'와 대화할 뿐만 아니라 

나와 완전히 다른 '너'와도 대화하고 포용할 줄 알아야 한다. 


실로 전자보다 후자가 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기에. 


부딪히지 말고, 포용할 것, 그사람의 삶을 온전히 받아들일 것.

그것이야 말로 가장 값싸면서 가장 값어치있는 인생공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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