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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연 Sep 22. 2016

생각의 반만 덜 수 있다면

어떤 것이든 그 나름의 이유가 있음을 받아들인다면. 


누군가는 삶의 순간마다 의미부여를 한다. 

상대방의 표정, 행동, 글귀에 이르기까지 그것이 자기에 관한 것은 아닐까, 하고.


하지만 그런 행동은 괜한 에너지 낭비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이 내 중심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지 않은가. 

그 사람이 어떤 표정을 지은 게 나를 향한 게 아니라 그 사람 나름의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어이없는 일을 겪었을 수도 있고, 화가 잔뜩 난 상태일 수도 있다. 

그래서 그 사건을 생각하며 거리를 걷다가 자기도 모르게 짜증이 났다. 

그러다 짜증 나는 표정을 지었는데 맞은편에서 걸어오던 사람은 그 짜증이 자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괜한 걱정을 한다. 


'혹시 나한테 이상한 냄새가 나나?', '내 모습이 그렇게 이상한가?' 이렇게 꼬리를 물며 그 사람의 표정에 의미부여를 한다면 정말 쓸모없는 걱정이 아닐까?


누가 내 표정을 보고 오해를 할까 봐 이유 없이 웃고 다니는 게 더 이상하다.

다른 사람의 시선과 행동으로부터 자유로워지자. 

그 사람은 그 사람이고, 나는 나다.

하물며 그 시선이 나를 향한 것이면 어떤가? 

내가 정말 잘못한 상황이 아니라면 흘려버리면 된다. 


당신은 오로지 당신으로부터 존재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과 평가로부터 존재한다면, 그건 그 사람의 아바타에 불과하다. 


A라는 사람이 카페 야외 테라스에 앉아있었다. 

그는 햇빛이 따가워 자기도 모르게 표정을 찡그렸다.

그 시선이 맞은편 테이블에 향했는지 거기에 앉아있던 한 남자가 불만 있으면 이야기하라며 성을 내기 시작했다.

A는 그저 햇빛이 따가워서 찡그렸을 뿐이라고, 그럼 누군가가 자기 표정을 오해할지도 모르니 고개를 숙이고 다녀야 하냐, 억지로 웃고 있어야 하냐고 맞대응했다.

그러자 그 남자는 자기가 괜히 오해했음을 받아들이고, 사과했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사람들은 당신에게 관심이 많지 않다.

당신의 행동이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게 아니라면, 과감하게 자신의 자유를 끌어안고 당당해지자.

그리고 좀 더 당신을 사랑할 필요가 있다.

왜 사람들이 당신을 안 좋게 생각하겠는가. 그렇지 않다.


걸어가다가 아는 사람을 봤는데 그 사람은 나를 그냥 휑하고 지나친다.

그때 그 사람이 나에게 화가 나있는 건 아닌지 오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못 보고 지나친 걸 수도, 힘든 일이 있어서 누구와도 대화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사람과 사람이 있는 곳에는 항상 그 사람들 만큼의 이야기가 있기 마련이다.

내 입장에서만 상대방을 바라보지 말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대방을 바라보며, 한 번 헤아려보도록 하자. 


혹여나 누군가의 짜증 섞인 눈빛이 나를 향해도 쿨하게 털어낼 것.

그 사람에게 원하는 표정을 지을 수 있는 자유가 있다면, 

내게도 두 가지 자유가 있다.

그 표정에 연연하며 스트레스받을 것인가, 

혹은 상대가 어떤 표정을 짓든 신경 끌 것인가.


나는 기왕이면 두 번째 자유를 택하겠다.

나의 삶이 관계없는 누군가로 인해 방해받고 싶진 않기에. 


자유로운 삶 아닌가?

혹여나 누군가 나를 지나가며 "짜증 나."라고 말한다 해도 

그 사람에게 짜증 나는 일이 있었겠지, 하고 생각해보자.

그럼 훨씬 더 편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테니.


우리는 생각의 반을 비울 필요가 있다.

왜냐면 우리 생각의 대부분은 쓸모없는 걱정이기 때문이다.


그 사람은 왜 나를 지나치면서 짜증 난다고 한 걸까? 난 그 사람을 처음 봤는데 내가 뭘 잘못한 걸까?

내가 지금 계획하고 있는 게 안 되면 어떡하지?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기상청은 내일 날씨를 모른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내일 일을 잘 모른다.


그렇다면, 잘 알지 못하는 일에 대해 스트레스받고 걱정하며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있을까?

 할 수 없다는 거 안다. 

삶에 대한 걱정은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각나는 것임을. 


하지만 삶은 결코 걱정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준비하고 살아온 만큼 흘러갈 뿐이다. 

그렇다면, 걱정하는 시간 대신 

주변 사람에게 전화 한 통 하는 게 더 이득일 것이다. 


미래를 위한 노력을 한다거나 

차라리 집 청소를 하는 게 걱정만 하는 것보다 더 이득이라는 말이다. 


어차피 시간은 흘러가기 마련이며, 사람 역시 시간이 흐를수록 진정한 인연만 남겨지게 된다.


그러므로 흘러가는 것들에 의미 부여하지 말자.


가장 중요한 건 나 자신을 특별하고,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게 나에 대한 사랑이 충분해지면 굳이 다른 사람의 표정과 시선에 휘둘릴 필요가 없어진다. 

맞은편에 있는 누군가가 어떤 표정을 짓든, 내일 하루 일이 풀리지 않든 걱정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걱정한다 해서 그릇된 일이 잘 되지는 않는다.

내일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추후 더 노력하면 된다.

어쩌면 지금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것이

자신과 더 잘 맞는 일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심지어 다른 사람의 메신저 상태명까지 신경 쓰곤 한다.

그 상태명이 자기를 향한 건 아닐까 하고 지레 걱정을 하는 것이다.

프로필 사진을 하나 올려도 다른 사람들이 안 좋게 생각하면 어떡하지, 실물과 다르다고 하면 어떡하지.


이렇게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는 한 우리는 결코 행복해지지 못한다.

왜냐면 그들은 삶의 만족이 항상 타인의 평가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스스로는 만족할만한 상황도 누군가가 그저 그런 평을 내리면 그들은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남들이 보기엔 이게 정말 별로일까? 난 아무것도 아닌 존재구나 하고.

그렇게 다른 사람이 좋은 평가를 내리기 전까지는 항상 스스로에 대해 불안한 감정으로 가득 차게 된다.  


하지만 사람들은 제각각 생각하는 게 다를 수밖에 없는데 

그럼 a와 만날 때는 a의 생각대로, b와 만날 때는 b의 생각대로 자기 모습을 바꿀 것인가? 

자신만의 스토리를 가져라. 


누가 뭐라 해도 흔들리지 않을 자신만의 주관을 키워라.

그리고 생각의 반만 줄인다면, 훨씬 행복하고 편해질 것이다.


각자에겐 각자만의 스토리가 있다.

그 사람들의 삶에 얽매여 상처받기보단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당신은 특별한 사람이다.

당신만의 키워드를 찾을 것.

그리고 그 누구의 시선에도 휘둘리지 않는 당당한 자유를 누릴 것. 


그 누구보다 나를 가장 사랑할 것. 


위축되지 말자.

나를 바꿀 수 있는 건 오직 나뿐이라는 것을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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