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7
한국의 ‘타이거 맘’이 해외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한국의 매우 높은 교육열을 시사한 단어였는데 핵심에는 대학 입시가 자리한다. 하지만 이면에 이 단어는 자녀를 명문대 인기학과에 보내기 위한 한국 부모의 처절한 몸부림을 뜻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 대학입시의 문제는 대부분의 학생이 타율적으로 전공을 정한다는 데 있다. 자신의 적성과 학업적 진로, 스스로가 당면할 미래 산업의 변화에 대한 고찰, 자신과 어울리는 다양한 학교의 교수진과 교풍 등을 도외시한 채 많은 학생들이 단순히 인기가 많다는 이유 혹은 부모와 교사를 포함한 어른들의 권유를 이유로 학교와 전공을 선택한다.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10년이 소요되는 학문의 길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선택 주체로서 정작 중요한 학생이 배제된다. 그래서 진학 후 학생이 방황하기도 하고 학교가 교육자원을 낭비하기도 한다.
다양한 유망 학문을 육성할 수 있는 학과별 학문적 성과, 대학의 재정여건, 정부와 기업과의 연계 부족이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학이 필요 시설을 확충하고 교원을 임용해 연구개발을 맡고 경쟁력 있는 지속가능한 전공학과를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학교는 급히 성과를 낼 수 있는 전공에 집중하게 된다. 학생이 타율적으로 전공을 선택하는 환경과 학교의 필요충분조건이 성립해서 장기적으로 대학이 진리의 요람이 되지 못하고 국가의 학문적 경쟁력을 갉아먹게 된다. 결국 인재와 기술을 통하여 성장하는 기업도 사업을 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를 해결하려면 전공자율선택제를 시행해 간학문적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교육여건을 만들고 학생이 진로를 성인이 된 후 설정할 수 있도록 전공을 선택하게 하면서 자신만의 전문성과 학문적 성과를 이룰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진로 설계를 잘한 학생들이 전공을 일찍부터 정해 대학에서 연구하는 것이 근본적 문제 해결 방안이겠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들을 위한 무전공선발의 확대는 바람직하다. 결과적으로 학생의 자율적 성장과 학교의 효율적 교육자원 배분이라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선진국들은 저마다 대학 입시에 있어 특색 있는 방법을 취해 학생이 자신과 어울리는 깊이 있는 전공 공부를 통한 전문가로 크도록 돕는다. 결과적으로 세계적인 연구성과를 내는 대학을 만든다. 우리나라의 무전공선발 확대도 이 목표를 위한 교두보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