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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대상범죄의 보도>

논술9

by sinewave

여성대상 범죄가 한국사회를 좀먹고 있다. 사회적 성을 향한 왜곡된 시각이 이를 초래하는 사회 문화적 배경으로 꼽힌다. 여기서 비롯된 몰이해와 몰합리로 점철된 갈등을 우리나라를 발전시키는 동력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언론의 보도 역시 예외일 수 없다.


특정 범행의 동기와 행위결과, 과정을 파악하기 위해서 가해자와 가해사실에 관한 정보를 파악하는 것은 필요하다. 또한 사안의 중요성에 따라 관련된 사실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보도된다. 하지만 이를 기반으로 기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가해자 중심의 보도는 무분별한 신상 털기로 이어지거나 혹은 정보수용자가 가해자에게 감정이입 하도록 만드는 결과를 초래해 사안의 본질을 오도할 수 있다. 나아가 민중의 관습과 사상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받는 언론이 사태를 잘못 파악하고 대중과 소통할 경우 국가 혹은 정부가 문제에 잘못 대처하게 된다.


피해자 중심의 보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사건이 둘러싼 중심에는 가해자가 아니라 천부인권과 사회적, 법적 권리를 지닌 피해자가 있다. 해당 사건에서 국민이 알아야 할 것은 비단 관계 사실만이 아니다. 국민이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인간으로서 겪으면서 느꼈던 억울한 고통에 대해서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회복되어야 할 명예, 가해자 혹은 국가로부터 받아야 할 보상, 사회 구조적 개혁 방안 등이 공론의 장에서 당위로 다루어져야 한다. 문제의 본질접근에 어긋나지 않는 여론과 민심을 위한 피해자 중심의 보도가 핵심이다.


특히 교제살인을 비롯한 여성대상 범죄를 보도할 때는 남성 위주의 시각 내지 관습에 근거하지 말고 여성주의 혹은 젠더 공존과 평등의 문화에 주안점을 두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공정한 사회적 성 관념을 보급하고 이를 통해서 법률을 비롯한 사회일반의 변화를 이끌어내려고 노력할 수 있다. “남자나 여자나 똑같다”라고 통계적 성차를 인정하지 않는다거나 생물학적 성으로 모든 논의를 무효화 시키는 주장에는 동조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여성주의와 사회적 성은 성차를 인정하고 다양한 성을 포괄하며 널리 수용되는 진실이다.


역사는 소외되고 차별 받는 사람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진보한다. 우리사회에 만연한 여성문제와 젠더 논의는 언론의 보도에 따라서 진보할 수도 퇴보할 수도 있다. 성숙한 국민국가를 위한 발걸음은 기자의 옳은 선택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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