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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디스카운트>

논술14

by sinewave

쿠팡은 한국계 미국인에 의해서 시작되고 한국에서 주로 사업을 벌이는 기업이다. 그런데 쿠팡은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자본이 거래될 상장 국적을 정하는 데 한국 증시보다 외국 증시가 더 매력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이와 같은 현상이 반복돼 금융 및 증권업이 발달하지 못하고 정부와 국민이 가난해지는 환경이다. 세계화와 기술의 발전으로 국가 간 자본 거래가 자유로워졌다. 신자유주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더욱 가속화 된 다국적 기업 체제는 광대한 경제규모와 기축통화의 지위를 지닌 미국 자본시장을 일극으로 두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그동안 코스닥, 코넥스를 만들고 벤처 생태계를 열고 외국인 친화적인 투자조건을 조성하는 등 많은 노력을 했지만 미국 등 외국 증시의 성장률에 비해 비교적 많이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국 증시에 상장해도 기업이 제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원인은 부동산 등 대체투자에 대한 높은 국민적 관심도, 지속 불가능한 인구통계적 시장상황, 대북 안보문제를 비롯한 지경학적 위험, 상속 등을 위한 재벌의 상장기업 저평가 유도, 미약한 창업 생태계, 고용시장 경직성, 글로벌 스탠다드에 못 미치는 외국인 투자환경 등이 꼽힌다. 단순화 해 안으로는 자원 없이 70년 넘게 진행 된 소수 재벌 위주의 경제 체제와 토건족들의 토호 문화가, 밖으로는 풀리지 않는 안보문제와 외국 기업과 금융기관의 한국시장 외면이 관습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안은 홍콩과 같은 금융허브로 도약하는 자본시장 육성정책이다. 아시아의 금융허브 지위를 잃고 있는 홍콩과 달리 한국은 미국처럼 거대하고 성장성 있는 동아시아 경제권역의 시간대의 시작에 위치해 있고 오랜 자유주의 국가이며 중국, 러시아와 가깝지 않은 미국의 강력한 우방으로서 대안으로 선택 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안으로는 한국사회가 오랜 기간 유지해온 재벌 위주의 자본시장 구조를 개혁하고 밖으로는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해야 한다.


아일랜드, 싱가포르, 홍콩 등의 사례에 비추어 볼 때 글로벌 기업 본사와 국적을 유치하고 아시아의 금융허브로 자리잡는 것은 가능하다. 예시로 든 국가보다 좋은 기초체력을 지닌 경제구조라는 장점도 있다. 기회는 상존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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