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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일 오후 4시 이촌역 4번 출구. 나무로 그늘 진 길을 조금 나오자 한가람 아파트부터 아파트 단지가 늘어 서있었다. 거리는 깔끔하고 차도가 넓지 않아 걷기 좋았다.
한가람 아파트를 남편과 공동명의로 최근 구매한 ㄱ씨(35)는 “리모델링 등이 중요한 요소일 수 있으나 실거주 목적의 구매라 제게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노후도(30년미만)는 크게 문제될 거 없다고 생각했고 우선순위는 동네와 집 내부였지요. 삶의 많은 부분이 정해지면서 이제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 생각해서 안정적인 주거환경 유지를 위해 매매했어요.”라고 말했다.
역에 그렇게 멀지 않은 거리에 신용산 초등학교와 용강 중학교가 붙어 있었다. 이에 대해 “당장 학군이 중요한 연령대의 자녀가 없었어요. 하지만 학군이 형성된 것은 아이를 위해서 좋은 만큼 전반적으로 안전하고 쾌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상가 부동산에 붙여진 광고 ‘한가람 NAVER 호가기준 전용 84제곱미터 19.5~23억’. 매매가를 떠받치고 있는 것은 전세를 포함한 사금융이다. “합리적인 제도라고 생각해요. 자산의 규모나 유동성에 차이가 있을 것이므로 다양한 상품 거래 방식의 하나겠죠. 저는 분당구, 관악구, 영등포구, 용산구를 거쳐왔어요.”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22년 기준 주택 시가총액은 6,209조다. 아파트 투자를 통한 자산관리 문화는 ‘부동산 불패 신화’가 되었다. ㄱ씨(35)와 같은 젊은 세대의 실거주 수요가 끊임없이 유입된 덕분이다. 추가 부동산을 매입계획에 대해 “거주지를 키우거나 개인 사무용도의 공간이 필요하면 더 살 수 있겠죠.”라고 말했다.
같은 통계청 자료를 보면, 미국 등 자본시장이 발달한 국가에 비해 가계자산 중 금융자산 비중이 낮고 금융자산 가운데서도 현금, 예금 비중이 높고 금융투자상품 ,연금 등의 비중이 낮다. ㄱ씨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만 ‘시도’에 가깝습니다. 공부해보고, 발을 담궈둔다는 생각으로 종종 검색해보고 찾아보고 있어요.”, “채권투자도 관심이 있으나 접근성이 떨어진다”, “파생상품, 암호화폐도 안전자산이라 생각지 않아 적극적이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보험과 연금에 대해 “가입한 보험이 있어요. 가입 계기는 가족들의 권유였으나, 실비 등 일부 보험 상품에 대해서는 실제 보험금을 수령해본 경험이 있어 도움이 됩니다”라며 “보험은 일종의 연금과 같이 필수 상품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자산 관리와 노후대비를 아파트를 포함한 비금융자산에 치중한 구조, 문제는 지속가능성이다. 산업생산이 원활하지 못해 부동산 시장이 붕괴할 경우 발생할 위기는 한국인에게 ‘퍼펙트 스톰’이 될 수 있다. 급변하는 인구구조 속에서 미래 경제 청사진을 재검토해야 할 이유다.
“아직까지 여유자금이 많지 않고 스스로나 가족을 위해 쓸 돈이 필요하고 부동산에 필요한 자금이 많아 다른 투자는 미뤄둔 상태입니다. 앞으로 보다 (금융투자 등 자산다각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 있어요.” 30대 여성의 목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