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범죄>

논술20

많은 ‘살인예고’는 모방형 ‘무차별 범죄’가 나타날 수도 있음을 암시한다. 테러에 가까운 형태의 범죄에서 방향이 없는 맹목적인 분노가 읽힌다. 무차별 범죄’의 피해자가 나와 내 가족일 수도 있다.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태는 원통한 피해자를 낳는 심각한 문제다.

이 문제를 개인의 일탈로 귀인하여 개인에 대한 강력한 처벌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견이 있다. 이를테면, 사형을 다시 집행 하거나, 가석방 없는 종신형제도를 도입하자는 의견이다. 국민의 법감정을 해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장 원시적, 원초적인 처벌에 대한 두려움, 국가 법과 권력에 대한 공포심을 자극함으로써,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공포심에 호소하는 해결책인 까닭에, 범죄사실에 대한 뉘우침, 범죄 피해자에 대한 죄송한 마음에 바탕 한 진실된 교화가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무차별 범죄’와 ‘살인예고’는 사회 구조에 그 원인과 해법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예를 들어,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범죄가 많다는 이론이 있을 수 있다. 사회가 개인에게 불합리한 차별을 가하면, 고립되고 불만을 가진 개인들이 많아져 범죄를 많이 저지를 수 있다.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의 경우에도 정신질환의 심리사회적 발생원인에 대한 책임과, 치료에 대한 공공의 책임을 예로 들 수도 있다. 그러나 구조 뒤에 숨겨진 개인의 자유의지, 책임을 은폐하고 모든 문제의 원인을 추상적인 존재인 사회 구조로 돌린다는 비판을 받는다.

범죄자에 대한 적절한 처벌을 가하되 범죄가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고쳐 나가야 한다. 범죄의 처벌에만 집중해서는 안된다. 일련의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처벌 뿐만 아니라, 교화와 예방을 염두에 둔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엄벌주의에 입각한 형량강화가 개인의 일탈에 대한 처벌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사회적으로는 ‘무차별 범죄’의 원인이 되는 정신질환자를 국가에서 관리하고, 사법입원제를 도입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또,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불평등, 차별, 고립문제를 해결 해 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범죄와 범죄자를 적절히 감시하고 처벌하지 않으면, 사회와 국가는 더 이상 존속할 수 없을 것이다. 개인적, 구조적 관점에서 ‘무차별 범죄’와 ‘살인예고’ 사태를 들여다보고, 조화로운 해결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