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21
한국경제가 저출산 고령화 덫에 빠졌다. 한국 경제의 문제를 넘어서 대한민국의 존립이 위태롭다는 진단이 나온다. 정부는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도입함으로써 변화하는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가사와 육아를 대신 해주는 가사노동력을 수입하자는 해결책이다
시장경제의 원리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엿보인다. 가사노동의 경제성을 고려한 정책이다 전통적으로 육아를 포함한 가정노동은 여성이 담당해왔다. 이는 소득으로 잡히지 않고 국가경제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보이지 않는 일이었다. 이를 경제학적으로 노동으로 해석해 값싼 외국인 노동력으로 수입대체하고 고소득 직무에 가정의 여성을 투입해 미거시적으로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경력단절을 막고 소득을 늘려 소비여력을 늘린다. 기업은 필요한 교육받은 고급 노동력을 유지할 수 있고, 소비는 줄지 않을 것이니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가사도우미의 도입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여성이 경제에 참여하면서 산업 생태계도 변화하고 있다. 여성이 활발히 사회에 참여하는 동시에 전통적 가족구조가 해체되고 있다. 여성주부의 노동력의 대체재가 필요한 게 아니다. 또한 소비의 주체인 가계의 모습이 옛날 같지 않다.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만들어지고 경제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기계적으로 기존의 주부 내지는 엄마의 역할을 대신하려는 노력은 실효성이 떨어진다. 저출산 고령화의 원인진단과 해법을 전통적 산업, 가족구조의 회복에서 찾으려 하면 안된다.
본질적 해결방법은 공동체로써 가정의 회복이다. 사람이 가족의 빨래를 임금을 위해서가 아니라 선의로 수행 해주는 가정 속에서 공동체를 되찾는다. 가정은 인간과 인간이 존재하는 공간이지, 판매사원과 고객이 존재하는 공간이 아니다. 시장 이전의 신뢰할 수 있는 공동체, 동반자 관계가 이루어져야 사회의 재생산으로서 출산이 이루어진다. 출산이 이루어지면 고령화 문제와, 생산가능인구 문제도 해결된다. 따라서 정부 정책의 방향 또한 근로시간 유연화, 육아휴직의 보장 확대 등 잃어버린 가정의 영역을 되찾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은 자칫 잘못하면, 미숙련 외국인 노동자의 무분별한 유입으로, 사회 갈등 요소로 자라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임금 구조 하에서 어렵게 생활하는 계층을 양산하는 정책이 될 수도 있다. 필요한 것은 평화로운 가정이다. 언 발에 오줌 누기 식 수입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