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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고려대 참살이길. 셔츠가 흥건할 만큼 더운 날씨에 방학중인 대학가는 붐비지 않았다. “의치한약수, 로씨행, 빅테크(대기업)” 열기가 몰아치는 가운데 2025년의 대학생들은 어떻게 캠퍼스라이프를 보내고 있을까. 참살이길 카페에 있는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문과대 4학년 A씨는 “(방학 중에) 본가에 내려가지 않아 자취방에서 지내고 있어요. 졸업 후 물류업계로 진출하기 위해 물류 무역기관에서 진행하는 교육도 듣고 공모전도 참여했어요. 자격증 취득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학점관리를 기본으로 성실성을 보여줄 수 있는 연속적인 활동 에 주안점을 두었다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보건과학대학에 재학중인 B씨는 “저는 계절학기는 듣지 않지만 집에만 있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학교에 나와서 근처에 머물게 됐네요”라며 “취업한 선배들도 ‘이직시즌’을 맞는다고 하던데요. 회사에 들어가도 나한테 맞는지 다른 여건은 만족하는지 찾아본 뒤에 다른 회사를 알아보기도 한다고… 졸업한 선배들도 그런데 저라고 뭐 뾰족한 수가 있을까요? 준비되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면서도 학기중엔 학점관리 열심히 하고 영어, 스페인어 등 외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학생들은 방학 중에도 취업을 향한 자기계발에 몰입하고 있는 모습이다. 졸업생 C씨는 “대학가가 제가 다니던 예전과는 다르게 밤새 술 마시는 문화도 줄어들고 커피가 더 잘 팔리는 모습이예요. 열람실 쪽 가보면 아침부터 밤까지 항상 불 켜져 있고 열심히 사는 학생들이 많아진 것 같아서 기특하지만 한편으로는 청춘을 이렇게 불태우는 것 같아 안쓰럽기도 합니다”라고 말했다.
대학가에 전문직, 대기업 등 고소득 일자리를 향한 열풍이 몰아치는 현상에 대해 A씨는 “기성세대 입장에서 보면 현 대학가 풍경이 안타까워 보일 수 있지만, 청년세대 입장에서 봤을 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높아지는 고용불안정성과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 경제 속에서 대학생의 선택은 라이선스를 취득하던가 고용안정성이 높은 직장을 택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라고 답했다.
B씨는 “이제는 나무랄 수 없다고 생각해요. 위대한 것처럼 보였던 도전이나 열정, 청춘이란 말은 먹고 산다는 것 앞에 하염없이 작아지더라구요.”라고 평가했다.
공인회계사로 일하고 있는 C씨는 “요즘 취업이 어렵다 보니 전문직 열풍이 불었고 학생들이 올인하지만 성공하는 사람은 적고 실패하면 다른 길을 모색하는 것도 쉽지 않아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전문직, 대기업 열풍이 엄습한 대학가, 그들이 일자리를 구할 때 맞게 되는 것은 일자리 초양극화 현상이다. 일자리 양극화는 곧 생존의 양극화다.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젊은이들이 생존경쟁에 치여 이 순간의 사랑과 행복을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