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26
우리나라 국민 다수가 중국에 반감을 느낀다고 한다. 반중정서는 최근의 코로나, 경제 갈등과 문화적 마찰, 역사적 기억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지금 우리는 이 감정이 심각해지는 현상을 어떻게 해석하고 대응할지 고민해야 한다.
혐중 현상은 병자호란 당시의 주전론과 일맥상통하다. 병자호란 당시 조선은 청나라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명나라와의 도의적 연대를 지키려 했고 이는 강대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고 자주적 길을 찾는 표현이었다. 오늘날 사회 일각의 혐중 정서도 같은 맥락에서 기인한다. 중국이 소수민족을 탄압하고 거대 강국이 돼 주변국을 압박하는 태도에 대해 일부 국민들은 단순한 공포나 순응이 아닌 자주적 저항과 비판의식을 명분으로 혐오하고 있다. 과거에는 군사적 저항이었지만 오늘날에는 여론과 시민 담론이라는 방식으로 표현될 뿐이다.
강대국의 위협에 따른 반향적 혐오 표현도 표현의 자유라는 주장이 제기될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국민은 타국의 부당한 행위에 대해 비판하고 반감을 드러낼 자유가 있다. 중국의 역사 왜곡, 무역 보복, 문화 침탈 시도 등은 한국인의 자존심과 실질적 이익을 훼손하며 분노를 유발해 왔다. 따라서 혐중 표현은 때때로 과도하거나 거칠더라도 일방적 행동에 대한 방어적 반응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표현의 자유가 정당하더라도 그것이 인종 혐오나 집단적 증오로 변질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시민 사회는 비판적 표현의 자유와 ‘불관용에 대한 불관용’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며 성찰적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중점을 두자면 무엇보다 지금은 외교적 상호주의에 입각한 합리적 대중관계를 수립할 때다. 중국은 한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경제적 파트너이자 지정학적 이웃이다. 날로 강대해져가는 주변국가들의 위협 가운데 단순히 혐오 감정으로 대응해서는 안된다. 실리를 바탕으로 한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 중국의 부당한 압박에는 원칙적으로 대응하되 경제, 환경 등 공통의 이익이 걸린 분야에서는 협력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갈등을 조정하고 협력의 여지를 넓히는 외교적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외교는 상대를 무조건 배척하는 감정의 싸움이 아니라 국익과 평화를 위한 냉철한 계산의 결과여야 한다.
중국은 가깝고도 먼나라이자 변화하는 나라다. 우리는 과거의 상처와 갈등을 넘어서 미래지향적이고 이성적인 대중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다름을 받아들이며 공존하는 모습이 그들이 보기에 더 좋다면 자연스레 중국민의 자유와 중국의 민주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