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룻기

by 워쩝

누나의 아빠가 죽었다. 시온은 오후 늦게 소식을 듣고 엄마와 병원에 갔다. 단단해진 시체는 하얀 천을 덮고 있었다. 파아란 머리의 평화로운 얼굴. 누나가 아빠의 큰 귀에 대고 울부짖었다. “아빠 사랑해!”. 매형은 시온의 손에 들려있던 짐을 가져갔다. 시온도 천천히 걸어서 장례절차를 밟았다.


그는 연명치료를 택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식장에 볼이 터질듯이 웃고 있는 사진을 걸어놓기를 택했다. 식장은 크지 않았지만 붐볐다. 엄마가 다니는 교회에서 사람들이 많이 왔다.


집에 있던 누나의 조각상. 누나는 영어를 잘한다.


매형은 그와 직업이 같다. 차이가 있다면 그는 호롱불 밑에서 떨었던 퇴직 고졸은행원이었지만 매형은 S대 출신의 S사 은행원이라는 사실.


시온에게는 아직 조카가 없다. 나이 차이가 많이나는 누나와 노래방에 어릴적 노래방에 가면 ‘행복하지 말아요’를 부르곤 했는데 누나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엄마의 집에 가자. 강변에, 엄마의 집에 가자.


“시온이 아저씨 다 됐네. 넌 아무것도 아니다.” 시온에게 그가 굳은 표정으로 건넸던 말 한마디. 그때 시온은 그의 투병사실을 몰랐다. 그게 그가 진지하게 건네 준 유언이었다.


‘내일 또 봐!’ 시온은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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