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문장 독서를 한다. 책을 읽는 방법은 내게는 한 가지 밖에 없었다. 읽고 싶은 책이나 읽어야 하는 책을 집중해서 읽는 것. 자이언트 북 컨설팅 이은대 작가님의 문장수업에서 배운대로 책을 읽을 때 문장 독서를 시도한다. 못하는 날도 있다. 그래도 매일 하려고 애를 쓴다. 오늘 아침에 집에서 책을 펼쳤다. <일상과 문장 사이>를 열어서 "여덟 평짜리 사무실"을 읽었다. 책 내용을 알기 위해서 읽었다기보다 문장은 동사로 마무리했는지, 문단의 흐름은 잘 이어지고 있는지, 이때까지 내가 문장수업에서 배운 것을 쥐어짜내면서 읽었다. 한 챕터를 분석하면서 읽은 후에 떠오른 질문이 있었다.
"전과자, 막노동꾼이었던 이은대 작가님은 어떻게 여덟 평짜리 사무실을 갖게 되었을까?"
이은대 작가님을 곁에서 내내 지켜보진 않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안다. 블로그에 매일 글을 쓰셨다. 어떤 날은 한 편 이상의 글을 쓰셨다. 이은대 작가님은 9년이라는 시간 동안 끊임없이 읽고 썼다. 물 흐르듯이 욕심없이 하루를 살았기 때문에 작가와 강연가의 삶이라는 기회도 찾아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쓰기를 잘하는 사람과 잘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 이 둘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독자는 안다. 글을 읽어보면 잘 쓰는 사람인지 바로 안다. 나도 안다. 글을 읽으면 이렇게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은대 작가님의 글을 읽으면 나는 매번 그런 생각이 든다. "나도 이은대 작가님만큼 글 썼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은대 작가님처럼 매일 4시간씩 읽고 쓰는 일을 매일 하라고 하면 할 수 없다고 말할 것이다. 잘 쓰는 것만 따라 하고 싶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글 연습하는 것은 힘들어서 따라하지 못할꺼면서.
요즘 <H마트에서 울다>를 읽고 있다. 이 책을 예전부터 읽고 싶었지만 읽지 못했다. 엄마가 생각나서 울꺼같아서. 아니라 다를까 책의 첫 문장에서 나는 울었다.
"엄마가 돌아가신 뒤로 나는 H마트에만 가면 운다."
뉴욕에서 암으로 돌아가신 엄마, 방황했던 내 청소년기, 엄마와 같이 간 한아름마트....세월이 지나 잊혀졌다고 생각했는데 하나씩 내 기억속에서 떠올랐다. 한 사람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이렇게 슬플 수 있는 걸까. 책을 아직 130페이지 밖에 안 읽었는데 몇번을 울었는지 모른다.
저자인 미셸은 닉 홀리 게이머라는 친구와 즉흥 합주를 한 이후로 곡을 직접 쓰게 되었다. 그 곡으로 코즈믹 피자식당 무대의 밤에 7분 출현할 수 있었다. 미셸은 개러지 밴드 프로그램에 녹음한 노래를 올리고 각종 학교 행사 공연에 참여했다. 미셸은 밴드활동을 했던 닉 홀리 게이머를 우러러봤는데 마리아 테일러 와우 홀 오프닝 공연을 하게 되면서 닉이 자신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출간 프로듀서의 삶을 살면서도 매일 4시간씩 글을 읽고 쓰는 이은대 작가님은 한 평의 사무실에서 온라인 강의를 시작하셨다. 세 평으로 넓혔고, 이제는 여덟 평 공간을 갖게 되셨다. 온라인 수업을 할 때 화면에 책장도 보였다. 가수가 되기 위해 곡을 쓰고 공연하면서 미셸 자우너는 성장했다.
나는 글을 잘 쓰고 싶다. 나는 위기자와 대화를 잘 하고 싶다. 나는 우리 딸들과 남편에게 건강한 음식을 잘 만들어 해먹이고 싶다. 내가 원하는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는 문장독서를 치열하게 하고, 글을 매일 써야한다. 위기자와 대화를 잘 하기 위해서는 매일 말 연습을 해야한다. 건강한 음식을 잘 해먹이기 위해서는 매일 요리를 해봐야한다. 그 행위를 매일 해야만 한다. 그래야 나에게도 때와 기회가 올 것이다. 이은대 작가님과 미셸 자우너의 실천했던 삶을 잊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