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교육갈 때 챙겨간 책이다. 과학수사팀에서 4년간 현장감식 업무를 하며서 수백명의 변사자를 보면서 느낀 저자의 생각을 글로 만날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와닿는 문장이 많았다. 가장 와닿았던 한 문장을 고르면 바로 이 문장이다.
"죽음은 또 하나의 쉼표일 뿐 그 사람이 남긴 모든 것에 마침표가 찍히는 것은 아니다.
이 약팔한 믿음은 변사사자 남긴 자리에 남은 사람들이 끝까지 살아갈 수 있게 해준다."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라는 말이 다시금 생각나게했다.
저자는 과학수사 일을 하면서 이 일을 잘 할 수 있을까 보다 이 일을 해낼 수 있을까 더 많이 생각했다고 했다. 죽음을 결심한 사람이 오른 길을 따라 죽음의 흔적을 찾아다는 일은 해도 해도 보람차지 않았다고 했다.
최근에 과학수사 일을 하는 여경 후배를 만났다. 예전에 다녔던 직장보다 할만하다고 했다. 으쌰으쌰하면서 일한다는 후배와 저자의 이야기가 겹쳤다. 같은 힘든 일인데 누군가는 더 많이 힘들어했고, 누군가는 조금 덜 힘들어했다. 그 이유가 뭘까 나는 궁금했다.
책 뒷부분에 경찰 퇴직하신 박미옥 선배님의 짧은 글이 있다. 선배님의 말처럼 사람의 마음과 삶의 모습은 왜 다를까 궁금했다. 단 한 명도 똑같지 않을텐데 말이다
나는 감식업무를 해보지 않아서 어떤 감정일지 잘 모른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점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마음속에 품은 마음을 현장감식하시는 분들은 어떻게 풀까. 궁금해진다. 책을 읽으며 물음표가 많이 생겼다.
#있었던존재들 #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