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직장에 하루 휴가를 내고 예설이와 같은 백혈병과 다른 소아암을 치료 중인 아이들과 어머님들을 만났습니다. 어머님께는 그렇게 말 안 하고 회사가 바쁘다고 말했었죠. 어머님은 병원에 계신데 미안한 마음에서 말을 돌려서 했습니다. 어제 만난 아이 중에 내년 2월 3월이면 치료종결하는 아이가 있었어요. 그 아이의 어머님을 어제 처음 뵈었는데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예설이처럼 여자아이이고, 백혈병인데 치료종결 3개월 만에 피검사 수치가 불안정한데 골수검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수치 관찰하면서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재발 판정은 아직 받지 않았고요. 그 이야기를 듣는데 그 부모님의 심정이 어떨지부터 마음이 가더라고요. 이제 치료가 끝이 났는데 청척병력같은 소리를 또 들었을 때 어떻게 마음을 추스르셨을까. 부모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버텨내야 할까. 막연히 참는 것만이 좋은 방법일까... 이런 여러 생각들이 들었어요.
제가 예설이 열이 나서 응급실에 입원했을 때 허리 디스크가 탈출해서 고생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 일을 겪은 이후로 예전에 하던 운동을 못하는 게 많아졌답니다. 그래서 어제 우연히 인터넷에 '허리디스크 탈출증'이라고 검색해 봤어요. 이런 책제목이 있더라고요. <허리디스크탈출증 공감이 시작이다> 이 책 제목을 보면서 생각했어요. 이거구나. 다른 환우들 어머님께 받는 공감이 나를 살게 하는구나. 힘들 때면 전화하면 언제든지 들어주고 걱정해 주는 마음들이 나를 지금까지 버티게 해 주었구나.
아침에 남편과 아이들이 자고 있는 시간에 아파트 헬스장에 다녀왔습니다. 쇼펜하우어 <행복은 얼마나 홀로 잘 견딜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유튜브에서 들었습니다. 외로움과 고독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 와닿았습니다. 저는 혼자 있을 때 고통보다 편안함을 느끼니 고독이 저와 어울리는 단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지금에서야 고독이 저어게 어울리는 단어가 되었다는 것이지 예설이가 집중치료하는 10개월 동안은 제 곁에는 늘 외로움이 있었던 거 같아요. 혼자 있는 시간이 괴로웠거든요. 걱정이 늘 많았습니다. 어머니께서 홀로 그 길을 걷고 계셔서 저를 돌아볼수록 마음이 계속 갑니다. 제가 그 길을 걸어드릴 수는 없지만 하은이 어머님이 힘드실 때 들어드릴 수는 있습니다. 언제든지 기대세요. 이 말씀 오늘 꼭 드리고 싶어서 긴 글을 썼네요.
비 피해는 없으신가요.
하은이와 힘들지만 오늘도 또박또박 차곡차곡 하루를 이어가시길 바라며 저도 출근해서 할 일 하고 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