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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캅 황미옥 Sep 06. 2023

예설이를 향한 하루의 첫 마음은 하루종일 간다

예설이는 백혈병 완전유지 치료 중입니다. 9개월간의 집중치료가 끝나고 몸속에 암세포가 없습니다. 미세잔존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왔습니다. 암세포가 없는 것을 유지하기 위한 치료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2년 조금 넘는 치료 동안 예설이는 한 달 중에 5일을 덱사메타손 먹어야 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mtx 5알 먹고 있고, 지금은 격일에 공복 2시간 유지해서 저녁 10시에 먹는 6mp가 있습니다. 주말에는 주말약까지 먹어야 합니다. 거기에 추가해서 한 달에 한 번 빈크리스틴 항암, 석 달에 한번 척수항암을 합니다. 이 스케줄대로 치료종결까지 계속됩니다.

덱사메타손 복용하는 5일이 가장 한 달 중에 힘든 날들입니다. 예설이는 기분이 좋았다가도 갑자기 나빠집니다. 나빠지면 소리를 버럭 지르는 것은 기본이고 울고, 떼쓰고 짜증 내고, 발로 차고 평소에 입에도 담지 못할 험한 소리를 합니다. "아빠 팔을 칼로 잘라 버릴 거야...."처럼요. 감정조절이 잘 되지 않는 예설 이를 안아주거나 밖에 외출해서 기분전환을 시켜줍니다. 첫째 예빈이가 인내하고 참을 때가 많습니다. 예빈이는 어느 순간 그 화를 표출하고 있더라고요. 내 방에 좀 갔다 올게 하더니 인형 알파카를 때리고 있었습니다. 예설이 덱사메타손 복용 5일은 저희 가족 모든 힘든 시간을 보내지만 더욱더 중요한 것은 함께하면서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저희 부부와 예빈이는 점점 나아지고 있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지난달보다 이번달에 잘 대처했는 것을 저희는 압니다^^ 앞으로 더 더 나아질 것임을 알기에 9월의 덱시기간도 잘 넘겼습니다.


오늘 새벽 4시에 깼습니다. 예설이 기저귀가 넘쳐서 갈아주려고 깼다가 잠시 블로그를 열었는데 답글을 보고 바로 일어났습니다. 영국에 사시는 어머님이 남겨주신 짧은 글이었는데 글에서 어머니의 간절함이 보였습니다. 오늘도 써주신 글 정독하면서 배워야겠다고 하시면서 글 남겨주셔서 감사하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책 쓰기 주제를 정하는 과제를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에 양치를 하고 물을 떠서는 책상에 앉았습니다. 2시간 반 덕분에 집중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에게 묻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중한게 뭔디? 일? 돈? 사람? 자고 있는 예설 이를 내려보고 있으면 그냥 씩 웃으면서 아주 평온한 마음이 듭니다. 저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평온한 마음과 함께 좋은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입니다. 저는 오늘 저의 첫 마음을 간직하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오늘 육아시간 오전에 사용하는 날이라 예설이 와 신나게 놀고 출근할 예정입니다. 예설이와 눈 마주치면서 같이 놀아주는 것 더 노력하렵니다. 엄마니까요. 오늘도 파이팅입니다.


#예설이치료일기 #380일

#완전유지치료 #2장 #5주차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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