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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캅 황미옥 Oct 03. 2023

성공에서 공헌으로

성공에서 공헌으로

나는 피터 드러커 작가를 좋아한다. 드러커 책 읽으면 가장 좋은 점은 멈추기 때문이다. 책에서 봤던 문장을 기록하거나 사진으로 찍어두어 하루를 보내면서 시간이 허락할 때 꺼내서 생각해 본다. 예설이와 놀이터에 갔는데 예설이가 다른 아이들과 미끄럼틀 위에서 같이 놀 때 잠시 틈이 생겨 책에서 봤던 문장을 소환해 왔다. 2009년 11월 드러커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가 미국과 오스트리아에서 열렸다. 2009년 신임순경이었던 나는 피터 드러커를 전혀 몰랐다. 기념 행사장에 참석했던 사람들의 공통분모는 "공헌"이었다. 공헌은 성공한 리더들이 갖는 공통적인 특성이다.


공헌은 무엇일까?

어떻게 사는 인생이 공헌하는 삶이라 말할 수 있을까?

성공과 공헌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공헌은 내가 공헌해야 할 '대상'에 초점을 맞춘다.

그렇다면 나의 공헌 대상은 누구일까?


<놓치고 싶지 않은 나의 꿈 나의 인생>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 에드윈 C. 번즈라는 사람이 있다. 그는 인간은 생각함으로써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위대한 진리를 발견했다. 번즈가 원하는 것은 에디슨의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는 것이었다. 소망 단 한 가지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다. 스스로 매일 소망을 되뇌고 에디슨의 파트너가 되어 사업을 진행할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다. 에디슨의 연구소에서 청소 일을 하면서 기회가 올 때까지 조용히 기다렸다. 에디슨의 신제품인 '에디슨 축음기'를 완성했는데 영업사원들이 흥미를 갖고 있지 않을 때 번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신제품의 판매를 맡았고 축음기를 훌륭하게 팔아치웠다. 번즈는 에디슨에게 어떻게 팔 것인지 원대하고 세부적인 계획을 글로 보여주었다. 번즈라는 인물을 통해 한 사람의 생각이 실현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생각을 하나로 모을 수 있다면 분명 그 생각은 실현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터넷에 소아암, 백혈병이라고 자주 검색해 본다. 방송인이나 기업인의 기부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나도 기부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잠겼다. 백혈병 관련 책을 출간하겠다는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도 예설이 엄마 아빠처럼 매년 소아암 진단받는 1,500명의 보호자분들을 생각하면 절실한 마음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에드윈 번즈처럼 나의 생각을 하나로 모으고 싶다. 그래서 그 생각이 실현되었으면 좋겠다.


"좋은 인생은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성취적인 인생은 자기 자신의 목적을 초월하는 목적을 가진 인생이다."


이 두 문장을 생각해 봤다.

내가 잘하는 게 뭐지?

...

경찰 퇴직 후에 무엇으로 밥 먹고 살지?

글쓰기로 지금 직장에서 버는 만큼 살 수 있을까?

질문을 던지니 갑갑해진다.


오늘은 설거지하면서 독서 관련 영상 한편을 들었다. 최재천 교수님의 이야기였다. 과학자이자 글을 쓰시는 분이셨다. 그는 책 읽는 것을 취미로 하지 말고 일이라고 생각하고 해 보라고 하셨다. 독서를 지식의 영토를 조금씩 넓혀가는 목적으로 빡세나게 해보라고 하셨다. 외국에 있는 대학원에 다닐 때 대학원 논문을 따로 봐주셨던 어느 교수님과 글쓰기 첨삭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대학원 담담 교수님은 편안한 리클라이너 의자에 앉고, 최재천 교수님은 딱딱한 의자에 앉아서 써온 글은 수정해 주시는 않고 말로 해보라고 하셨단다. 말로 하듯이 글로 써보라고 알려주신 팁이 그의 글쓰기 성장 비결이었다고 하셨다. 글쓰기 추천서를 써달라는 최재천 교수님의 부탁에 대학원 교수님은 흔쾌히 수락하시고는 이번에는 최재천 교수님을 반대로 편안한 리클라이너 의자에 앉게 하고, 자신은 딱딱한 의자에 앉아서 추천서를 수정해 달라고 하셨단다. 대학원에서도 논문 덕분에 글 쓰는 법을 배우셨다. 최재천 교수님은 과학자로서의 직업이 있었기 때문에 글쓰기가 본업이 아니라 즐겁게 쓸 수있었다고 하셨다. 최재천 교수님의 이야기를 통해 내가 실천해보고 싶은 것은 독서를 취미가 아니라 일로 대하는 것과 글쓰기는 본업이 아닌 즐거움으로 여기고 써보는 것이다.


남편과 예설이 예빈이와 함께 단호박 오리 요리를 먹고 나서 가족들이 낮잠 잘 때 혼자서 음악 들으면서 온천천을 걸었다. 손에는 종이와 펜이 있었다. 글감을 끄적이면서 손은 잠시 잠깐 움직였다. 눈은 흐르는 물과 사람들 구경하기 바빴다. 혼자 있는 순간 중에 가장 행복할 때의 순간 중에 하나이다. 음악 들으면서 걷기. 걸으면서 생각해 본다. 독서를 일처럼 대하고 글쓰기는 즐거움으로 여기는 실천은 어떻게 하면 좋을지. 그 길의 끝에 내가 생각하는 공헌이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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