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캅 황미옥 May 04. 2024

미옥이의 소중한 시간

이번주는 시간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미옥이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생각하게 된 계기는 유튜브에서  김미경 강사의 영상을 하나 보고 나서였다. 매일 아침 20분씩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구체적으로 노트에 기록한다는 이야기가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겠금 하였다.

예설이가 백혈병 진단받고 치료하며 나는 시간에 대해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내 머릿속에는 예설이 치료를 돕는 일상이 대부분이었고, 해야할 일을 해내는 것이 중요했다. 예설이 치료와 일을 병행할 때는 해내야 하는 일의 가지수는 많아졌다. 특히, 나는 회사에서 육아시간을 사용했기 때문에 두 시간 일찍 퇴근했다. 오후 4시까지 내가 해야하는 일을 해내야했다. 마음이 바빴다. 할 일의 목록은 만들었지만 매시간 할 일을 기록하지는 않았다. 그 행위 자체가 너무 타이트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작년과 나의 태도가 바뀐 점이 하나 있다. 작년에는 퇴근하기 전에 내 일을 무조건 잘 해내는 것만이 중요했다. 올해는 내가 해야할 일의 우선순위를 잘 배분해서 동료와 대화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이번주에는 강부장님과 이야기도 하고, 실습생 배 반장과도 이야기 나눴다. 정주임님과 시간관리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일도 중요하지만, 동료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조금씩 가지면서 나의 하루를 대하는 태도에서 발전한 모습이 보여 만족하고 있다. 일도 중요하지만 직장 분위기, 동료와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김미경 강사로부터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 생각하고, 생각한 것을 토대로 하루를 기획하고, 하루를 보내면서 실천함으로써 하루를 원하는대로 사는 모습을 들으면서 나도 나의 하루를 기록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주 수요일 나도 해봤다. 아침에 일어나서 명상하고, 감사일지를 쓰고 차분한 마음으로 내가 보낼 하루에 대해 종이 위에서 기록해봤다. 아침은 무엇을 먹을 것인지, 출근길에 무엇을 할 것인지, 출근해서 어떤 일부터 할 것이고, 업무는 무엇을 마무리할 것인지, 퇴근해서 무엇을 하고, 저녁은 뭘 먹을 것이고, 저녁시간 가족들과 뭘하지도 생각하고 적었다. 하루를 기록하면서 내가 깨달은 것은 나의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한 눈에 보다보니 한 가지 일을 마무리 하기 전에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하려는 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하나 더, 하루를 보내면서 예빈이, 예설이와 눈 마주치면서 노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설이 어린이집 등원하는데 이런 일이 있었다. 원에 도착해서 차에서 내렸는데 예설이 반친구 한 명과 만났다. 그런데 반대편에서 다른 반친구가 오더니 둘이 손잡고 원으로 들어갔다. 뒤에 서 있던 예설이는 친구들을 따라서 혼자서 들어갔다. 아무래도 어린이집을 1년 넘게 쉬었다가 다시 가는 것이다보니 기존의 친구들은 서로 짝궁이 있었다. 예설이는 서운함을 표현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애미는 마음이 쓰였다. 그 일이 있은 이후로 우리 딸들과 충분히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겠다고 다짐했다. 예설이가 서운했거나 마음 풀일이 있는지도 대화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신 너무 심각하게는 말고~

매일 눈을 뜨면 나에게는 ’하루’가 주어진다. 나는 이 하루를 내가 원하는대로 잘 보내고 싶다. 하루를 기획하지 않으면 시간이 흘러가는대로 나도 흘러갔다. 그건 싫었다. 하지만 너무 타이트하게 시간을 기록하면서까지는 하고 싶지는 않았다. 나에게는 느슨한 시간도 필요하니까. 그럼 어떻하지? 라는 생각 끝에 이렇게 해보기로 했다.

일단, 무엇이 되었든 잠을 줄여서 하는 일은 하지말아야겠다. 4월은 반성의 연속이다. 출판사와 원고 수정으로 4월 내내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잠을 줄여서 작업했다. 나에게 불청객 질염이 찾아오셨다. 술을 끊은 이후로 잘 찾아오지 않으셨는데 이번에는 안오셔도 되는데 오셨다 ㅠㅜ 나는 산부인과에 가서 3일간 치료를 받아야했다. 주사를 맞았고, 약도 챙겨먹어야했다. 참 번거로운 일이었다.

시간을 기록하면서 나의 하루를 관리하되, 내가 보내는 시간 중에서 꼭 지켜야할 것을 관리해나가야겠다.

1.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2. 읽고 쓰는 시간

3. 운동하는 시간

4. 식단 짜고, 채소 과일 장보고, 요리하는 시간

5. 노는 시간

시간을 소중히 보내고 싶은 마음이 생겼을 때 바로 떠올린 사람은 피터 드러커다. 시간을 잘 보내기 위해서 그보다  잘 설명하는 사람을 아직 만나지 못했다. 시간을 기록하고, 시간을 관리하고, 시간을 통합하라. 이 세가지는 언제 들어도 명쾌하다.

예설이 백혈병 치료가 여전히 진행중이다. 다행히 설이는 다음주 목요일 척수항암이 예정되어 있다. 예설이를 잘 챙기는 일은 엄마 아빠로서 무조건 잘 해내야한다. 그리고 나는 나 스스로를 작가라고 부르기 위해서는 책을 읽고, 글 쓰는 시간을 보내야한다. 직장에 출근하면 나는 제복을 입는 경찰이고, 위기 현장에 출동하는 위기협상팀이다. 나는 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내가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내 눈으로 보고 있다. 불필요한 시간들이 많이 보인다. 아직은 관찰중이다. 불필요한 시간을 덜어내서 시간 관리가 되면, 내 시간을 통합할 것이다. 내가 혼자서 보낼 수 있는 아침시간을 통합하여 명상과 글쓰기, 운동으로 통합할 수 있게 묶고, 저녁시간에 예설이 재우고 할 것을 한 번 더 통합해야한다.

임경선 작가의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에서 한 가지 팁을 얻었다. 여러가지 일을 해야할 때 모든 것을 버리지 말고 절충해서 함께 끌고 가볼 것을. 나는 예설이 치료를 중심으로 하루를 보내되, 경찰 일을 하면서 글쓰기는 버리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부터 글 쓰는 시간을 따로 마련하였다. 자투리 시간에 무엇을 쓸 것인지 기록했고, 그냥 쓰고 있다.

미옥이는 나의 소중한 시간을 내 의지대로 보내고 싶다.

하얀 백지 상태의 도화지에서 시작한다. 나의 세상을 하나씩 그려본다. 나답게 나아가자. 시간은 나의 것.  

매거진의 이전글 벌써 일 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