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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경우 Apr 03. 2024

우리의 환상들을 풍경화로 그리는 이지은 화가

루시드 드림(Lucid dream)

다양한 감정의 잔상을 자연의 색과 형상을 통해 자신만의 이상을 그림으로 표현하시는 이지은 작가님의 개인전을 다녀왔어요. 보통 혼자서만 다니던 전시회를 지인들과 다녀와서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이번 개인전은 '루시드 드림(Lucid Dream)'이라는 제목으로 도잉아트에서 열렸습니다. 전시 서문에서는 이지은 작가님은 안식처를 찾아 헤매다 바라본 풍경, 색채, 공간, 갈 수 없는 장소 그리고 순간의 지각들이 담겨 있는 꿈속 풍경들을 화폭으로 담아내었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작가님은 꿈을 통해 드러난 다채로운 풍경들이 보는 이들에게도 바쁜 삶 속에서의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달콤한 안식처, 혹은 따뜻한 위로가 될 수 있는 이러한 메시지를 관람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어 했습니다.

작품들은 색이 많지 않고 선들이 단조로워 그림을 보면 힐링이 되었어요. 그리고 작가의 깊은 마음속 무의식으로 표현되는 색감들을 겹겹이 쌓아 올린 물감들을 보니 여러 가지의 감정들이 만들지기도 했지요.


작품 속의 경치는 마치 무릉도원처럼 보이는데, 그림 속 인물들이 하는 행동들을 보면 독서를 하거나 낮잠을 자고 있는 모습 등등 되게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어서 그림들을 감상하는데 느낌이 묘했어요.




루시드 드림은 자각몽(自覺夢)이라고도 불립니다. 사전적 정의는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꾸는 꿈을 말하죠. 이처럼 자신의 꿈속, 그 안에서는 어떤 상상이든 어떤 상황이든 나의 의지에 따라 꿈을 현실처럼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사실 저는 '꿈'이라는 단어는 여러 가지 의미들을 내포할 수 있다고 보고 제 방식대로 감상해 보았어요. 작품 속 인물들은 레몬 에이드 마시면서 독서를 하거나, 물속에서 수영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자유와 치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Lucid dream, 112cm x 112cm,  acrylic on canvas, 2023. 출처 도잉아트


이번 전시를 보고 어쩌면 현대인들은 너무 바쁜 나머지 무언가를 이루고 싶은 게 아닌 진정 원하는 꿈은 '쉼'이 아닐까 싶어요. 그림 속에 나오는 인물들의 행동들을 보면 쉼 속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것처럼 보였어요


작품들은 거의 대부분 2024년 신작들이고 작품들을 보면서 익숙함 속에 새롭고 낯선 풍경의 첨가라고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이지은 작가님이 그린 풍경은 저한테는 세상에 어디에도 없는 지상의 낙원처럼 느껴졌고, 안식처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과 행동들은 저한테는 익숙해 보였습니다.


그림에익숙한데 낯선 느낌을 받으면 거부감이 사라지고 흥미로워지는 거 같아요. 너무 익숙한 거는 재미가 없지만, 또 너무 낯설면 받아들이는데 거부감도 들고 다소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죠. 그래서 익숙하면서 낯선 작품들이 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꿈의 항해, 227cm x 182cm,  acrylic on canvas, 2024. 출처 도잉아트

이지은 작가님의 작품들을 보면서 풍경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어요.


풍경(風景)을 한자어로 풀면 '바람이 만드는 경치'라는 의미입니다. 나와 내가 바라보는 대상사이로 바람이 지나는 공간의 존재로 , 우리가 마주하는 세계라 할 수 있죠. 이번 전시에서 풍경은 세상의 이면 너머에 대한 시선이자 사람과 세상 간의 상호 작용을 촉매 하는 매개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이지은 개인전을 관람하고 지인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내가 풍경을 어떤 시각들로 바라보고 감상했었는지 그리고 사람들이 바라보는 풍경이 제각각 얼마나 다채로운 것인지, 그것을 되새기는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고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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