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달리기
★ 6일차 글감 (4.7 / 화)
[글감]
“몸을 돌보았다고 느껴졌던 작은 선택”
결코 작지 않다. 엄청나게 큰 선택을 했다.
다시 1km를 뛰어보리라 마음먹은 것. 출퇴근길 2.5km를 가능한 걸어 보려 애쓰고 선미님의 조언대로 모래주머니를 발목에 감아도 본다. 그러다 보니 걷기만큼 달리지는 못했다. 아직 달리기 세포가 착 붙지 않은 상태에서 게으름을 피웠더니 다시 목구멍이 찢어질 듯 숨이 차고 힘이 든다. 그런데 힘들어 속상하기보다 부실한 심폐기능과 팔다리 근육을 채찍질하니 통증에 따르는 묘한 쾌감이 있다. 몸을 쓴다는 안도감과 만족감일지 모른다.
퇴근길에 뛰기 시작했더니 뒤따라 나오는 차량에서 아는 체를 하는 사람들 때문에 너무 민망했다. 하지만 내 몸이 더 중하니 민망함은 순간일 뿐이다. 남들 눈에는 걷는 게 더 빠르겠다 싶은 속도지만 아무리 빨리 걸어도 느리게 뛰는 것만 못하다.
오래간만에 조금 뛰었다고 내 몸을 돌본 뿌듯함과 대견함에 어깨가 으쓱해지니 참으로 소소하고 시시하다. 하지만 어쩌랴. 이보다 더한 성취감은 없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