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안도, 외면
[글감] 올해의 감정 키워드를 3개로 요약한다면?
올해 가장 많이 반복했던 감정은 무엇이었나요?
불안
안도
외면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이 없었다면 안부를 알 수 없어 불안한 마음들을 견디기가 참 힘들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물론 다른 말을 또 만들어서 긍정적 생각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거란 간절한 기원과 무심한 시간들을 버틸 방법을 찾았겠지요.
실시간으로 소식을 주고받는 요즘 시대에도 ‘무소식이 희소식’이란 말은 저에게 꼭 필요합니다. 일주일 중 5일간을 안도하며 보냅니다. 나쁜 소식은 하나도 없을 거라고 애써 외면합니다. 이틀을 집에, 옆에 꼭 붙어 있는 딸아이를 보며 감사와 안도와 불안을 느끼지만 또다시 떨어지면 안도하면서 차라리 행복해지기도 합니다.
수년간 큰 진폭으로 시작된 딸애의 감정 폭이 점점 좁아지는 걸 보면서 내 감정도 거기에 딱 겹쳐져 있습니다. 다행히 아이는 성장하고, 변하고, 발전하고 있습니다. 떨어져 있는 5일 덕분에 나도, 딸에도 자기의 감정에만 충실할 수 있습니다.
걱정 인형을 안고 사는 딸에게 가끔 잔소리와 답답함이 올라오지만, 한순간만 참으면 또 떨어져 지낼 수 있으니 잘 눌러 참으라고 나를 다독입니다. 그리고 다짐합니다. ‘우리 평생 꼭 떨어져 살자’라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