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글방 12월 8일차]

달리기

by 공감녀

★ 8일차 글감 (12.9 / 화)


[글감] 올해 내가 지켜낸 작은 습관 하나는 무엇이었나요?



올해라고 말하기는 쑥스럽지만 2025년이 다 가기 전에 지켜낸 습관이라 스스로에게 너무 뿌듯하고 대견하다고 말할 거리가 생겼습니다.

8월, 근처 운동장에서 마음먹고 달리기를 했습니다.

중학교 때 이후로 100미터를 완주한 기억이 없는데 역시나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20~30미터도 못 가 죽을 것 같았습니다.

숨이 턱 끝까지 차고 심장이 찢어질 듯했습니다.

분명 내 몸 어딘가가 고장 난 거라 생각했습니다.

차로 오간 시간이 8분, 달리기 시도와 걸은 시간이 2분.

10분 만에 운동을 끝내고 집으로 복귀했습니다.


시작한 것에 의의를 두려 했는데 온 우주가 나를 응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더 미룰 수 없을 만큼 나이를 먹어가고 있고,

남편이 함께 달려 주마 손도 내밀어 주었습니다.

트랙을 돌고 있는 남녀노소의 발소리와 숨소리에 용기가 생겼습니다.

커뮤니티 동지들의 의기투합과 응원, 인증하기는 차 키를 들고나갈 때마다 뒷 꽁지를 잡아챘습니다.


9월 2일 처음 1분 달리기를 시작해 6주 차에 5분 달리기를 성공했을 때는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심장이 찢어질 것 같은 느낌은 운동 부족으로 인한 폐활량 감소일 뿐이었습니다.

진작에 달리기를 때려 친 남편은 걷는 게 더 빠르겠다고 놀리지만 나의 성장을 놀라워합니다.

이제 걸어서 출퇴근하는 길은 점점 나서기가 쉬워지고 있습니다.

잠깐 이동할 때도 ‘살짝 뛰어볼까?’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이 훅 솟습니다.


11월 23일 책마음 송년모임을 다녀온 다음날부터 10분 스쿼트를 시작했습니다.

이제 2주밖에 되지 않았지만 2주라니요, 스쿼트 라니요, 10분이라니요.

기적 같은 날들의 연속입니다.

멈추고 싶을 때마다 지니 님의 말을 떠올립니다.

하루 ‘1440분 중에 겨우 10분’


20대 이후로는 늘 피곤했습니다.

만성피로, 저질 체력, 에너지 없음에 이어 근 손실까지.

지난날의 나와 지금의 나는 분명 다른 사람입니다.

저는 기적이라고 감히 말합니다.

남들의 기준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멈추고 싶을 때 또 생각합니다.

10분을 견디면, 15분을 달리면 분명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을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다가올 일들도 잘 견뎌낼 거라고 주문을 욉니다.

내가 잘 견디면 우리 딸도 잘 견딜 거라고,

내란 청산도 꼭 이뤄낼 수 있을 거라고,

지구의 생명들도 지구를 떠나지 않을 거라고.

말도 안 되는 최면을 자꾸자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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