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 4일 차 글감 (1.5 / 월)
[글감]
요즘 나를 가장 설레게 하는 취향 하나는 무엇인가요?
인사
요즘의 ‘요즘’을 얼마쯤으로 계산해 볼까 잠시 고민했습니다. 요즘은 맘에 드는데 얼마 전 즈음은 또 별로고, 맘에 드는 와중에 또 한 번씩은 맘에 안 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인사’가 요즘의 나를 흐뭇하게 합니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인데 인사를 착 붙이고 나니 어느 틈에 외향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이 된 듯 착각을 불러일으켜 혼자서 만족의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점심을 먹는 구내식당에는 여러 사람이 모입니다. 밥 먹을 때만 얼굴을 보는 사람이 절반은 되는데 그것을 구실로 인사를 하기 시작하니 왠지 가까워지고 잘 아는 사이가 된 듯합니다. 밥을 안 먹을 때 마주쳐도 어색하지 않게 인사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되니 부자가 된 것 같습니다.
종종 하는 말버릇 중에 ‘사람이 고프다’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수 십 년 간 같은 곳에서 일하던 사람들과 이십 년 넘게 있다 보니 새로운 사람과의 관계에 늘 목말랐습니다. 또 이십여 년 워킹맘으로 사는 동안 남은 친구는 고등학교 동창 단 둘입니다.
요즘의 변화가 아직도 새롭습니다. 새로운 곳에서 만나는 새로운 사람들에게 건네는 인사는 표피처럼 얇기는 해도 다양한 사람들을 넓게 접할 수 있게 합니다. 인사를 건네는 짧은 시선과 한 토막의 말에서도 사람들의 특성과 성격을 짐작해 보게 됩니다. 물론 짐작이 사실이나 깊은 통찰로 이어지지 않는단 걸 명심하고 있습니다.
내가 진짜 고픈 사람은 ‘좋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좋은 면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따로 있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첫째, 나의 인사가 어떤 사람의 좋은 면을 드러나게 하고 둘째, 나의 인사가 부족한 나를 좋은 사람으로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아 저는 만족합니다. 우선은 넓게 다양한 사람을 살필 기회를 가지면 깊이 들어가야만 보이는 우물 같은 사람을 만날 확률도 높아진다 봅니다.
겨우 ‘인사’가 그런 중요한 쓰임이 되냐구요? 다른 무기가 없는 저에게는 너무 훌륭한 도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