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 3일차 글감 (2.4 / 수)
[글감]
“내 하루가 가장 자연스럽게 흘러갈 때의 시간대는 언제인가?”
식탁
너무 자연스러워서 머리를 쥐 뜯고 싶은 시간이 있습니다. 제발 부자연스러워져라라고 빌어보는 시간입니다. 살림 사는 일이 늘 버거운 저는 저녁상을 차리고 나면 큰 산을 넘은 듯 후련합니다. 장 보는 횟수가 많이 줄어서 찬거리를 냉장고에서 꾸역꾸역 찾아내는 일이 힘도 들지만 뿌듯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또 한 끼를 해결하고 나서 식탁에 앉아 마냥 시간을 흘려보내는 그 순간. 그 시간이 왜 그리 자연스러운 건지. 혼자 남은 식탁에는 반찬 그릇들이 남아있고 개수대에는 설거지들이 그득이지만 식탁 의자에 죽치고 앉아 한참을, 너무 한참을 뻗대는 시간. 위장은 부지런히 저작운동을 하느라 안 그래도 넉넉지 않은 혈액이 쏠리고 몸은 나른해집니다. 주로 핸드폰으로 쓸모없는 것들을 보내느라 시간을 보내고 어쩌다 책이 가까이 있으면 뒤적이면서 한참을 보냅니다.
그 시간을 줄이는 게 큰 과제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가장 편안한 시간을 찾으란 의미란 걸 압니다. 그런데 저는 ‘자연스럽게’에 관심이 쏠립니다. 좋은 것도 자연스럽지만 나쁜 것도 너무 자연스러워서 덜어내고 싶은 시간입니다. 식탁에는 내가 앉을 수 있는 유일한 의자가 있습니다. 공부상이며 도서관이며 밥상입니다. 설거지와 뒷정리를 모두 끝내고 완벽하게 편안해진 순간에 생산적인, 창의적인 일을 하는 장소로만 사용하자고 오늘 진심으로 또 다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