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
★ 11일차 글감 (2.13 / 금)
[글감]
“명절을 준비하며 내가 가장 신경 쓰게 되는 것은 무엇인가?”
화력
화력이다. 만둣국을 퍼지지 않게 끓여낼 화력.
집안의 가스레인지에서는 한계가 있다. 특히 냉동되어 있는 만두를 퍼지지 않게 하려면 센 불로 빨리 끓여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귀찮아서 대충 해 왔다. 좀 퍼져도 맛만 좋다고 정당화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마당에서 가스통에 바로 연결된 화구를 이용해 끓여볼 작정이다. 사실 춥다. 안팎으로 들락거리면 신경 써야 하는 것도 귀찮다. 이런 무성의한 마음은 나에게 좋지 않다. 나를 위해서 정성을 더 써야겠다.
몸에 좋은 참깨도 많이 먹으라며 엄마는 늘 고명을 듬뿍 넣으셨다. 양념을 아끼지 않으셨고 가장 맛있는 순간을 딱 잡아내 먹이려 하셨다. 그 정성과 맛이 자식들만 키워냈겠나. 그런 마음이 일상이 되고 삶이 되는 거겠지. 내 새끼를 먹이려면 절로 생겨나는 정성이 한치 걸러 두치, 세치 되는 시댁 친지들에게도 내어 놓는다면 그건 분명 나에게 좋은 일이다.
어쩌면 만둣국 한 그릇에도 많은 것을 담을 수 있겠다. 그래, 이번에는 끝내주는 화력으로 사골국물을 넣어 기똥찬 만둣국을 끓여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