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임직원 성과급 제도를 전면 수정했습니다.
노조가 사상 첫 과반을 차지한 직후 등장한 변화는 그 시점부터 눈길을 끌었습니다.
삼성전자는 기존 임원들에게 성과급의 일정 비율을 자사주로 수령하도록 강제하던 제도를 전면 폐지했습니다.
이 제도는 상무급 이상 임원이 성과급의 50~100%를 자사주로 받도록 하여 책임경영을 강화하려는 취지로 지난해 도입됐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를 전 임직원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환했습니다.
직원들은 성과급의 0~50%를 10% 단위로 자사주로 받을지, 아니면 전액 현금으로 수령할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사주를 1년간 보유하기로 할 경우, 선택 금액의 15%를 추가로 주식으로 받는 인센티브도 마련됐습니다.
이번 제도 변화를 단순히 주가 급등에 따른 대응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HBM3E 양산 본격화와 파운드리 실적 회복 기대감 속에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눈에 띄는 요소는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사상 처음으로 과반 노조 지위를 확보한 사실입니다.
전삼노는 최근 기준 조합원 3만6378명을 확보하며 임직원 전체 대비 51.97%의 조직률을 기록했습니다.
성과급 선택권 확대는 노조의 처우 개선 요구에 대응하는 사측의 변화로 해석됩니다.
임원만 가능했던 주식 수령 옵션을 직원들에게 개방함으로써, 노조 측 요구의 명분을 부분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의무 자사주 제도를 없앤다고 해서 책임경영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성과연동 주식보상(PSU) 제도를 도입해 3년 뒤 주가 상승률에 따라 지급 주식을 차등 지급하고 있습니다.
주가가 20% 미만 오르면 지급이 없고, 100% 이상 오르면 2배로 지급된다는 구조입니다.
초기업노조는 PSU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질적인 보상이 어려운 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시장 요인에 따라 주가가 크게 좌우되는 구조는 실제 직원에게 체감되는 보상이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자사주 수령 방식을 자율화하는 것이 직원 사기 진작과 제도 신뢰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주가가 오를 때만 자사주 수령을 선택하고, 하락 가능성이 보이면 현금 수령을 택하는 기회주의적 선택이 확산될 우려도 존재합니다.
이는 장기적 관점에서 회사가 추구하는 책임경영 문화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점에서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