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10년, 버틸 길이 없습니다.”
한국의 고령층이 일터로 돌아가는 이유는 단순한 선택이 아닌 생존 때문입니다.
한국 고령층의 고용률은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일하는 즐거움보다 ‘생활비 마련’이라는 절실한 이유가 지배적입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55~79세 고령자 10명 중 7명이 앞으로도 계속 일하고 싶다고 밝혔고, 그중 절반 이상은 생활비 보탬이 주된 이유라고 답했습니다.
단순한 자아실현이나 무료함 해소를 넘어, 생계를 위한 노동이 지속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현재 법정 정년은 60세지만, 실제 퇴직 연령은 평균 52.9세에 그치고 있습니다.
반면 국민연금 수령 시작 시점은 늦어지고 있어, 퇴직 후 최대 10년 가까운 소득 공백 즉 ‘소득 크레바스’가 발생합니다.
2024년 기준 국민연금 평균 월 수령액은 약 66만 원에 불과해, 1인 가구 최저생계비 134만 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고령자들은 퇴직 후에도 재취업에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60세 이상 취업자의 약 76.4%가 기존 일터가 아닌 새 일자리를 찾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분석에 따르면, 2022년 5월 기준 55~79세 고령자 중 연금을 받으며 일을 병행하는 인구는 370만 3천 명에 달합니다.
이는 5년 전보다 46.7%나 증가한 수치로, 연금을 받아도 일을 놓을 수 없는 구조를 보여줍니다.
연금이 은퇴 결정에 주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한국은 연금이 은퇴를 보장해주는 장치가 아닌, 생활비를 조금 보태주는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령층은 주로 자영업에서 재취업 기회를 찾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분석 결과, 자영업으로 재취업한 고령자 가운데 46%가 ‘저연금·고근로형’ 생계형 자영업자로 분류됐습니다.
이들의 월평균 연금 수입은 79만 원, 주당 근로시간은 46시간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부분은 장시간 일하면서도 취약 업종에 종사하고 있으며, 창업 또한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2021년 기준 최근 1년 이내 창업한 60세 이상 자영업자 10명 중 4명은 500만 원 이하로 창업했고, 절반 이상이 3개월 미만의 준비 기간을 거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실제 2019년 자료에 따르면 60세 이상 소상공인 중 절반 이상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