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가 걱정돼 잠이 안 와요.”
중장년층이 짊어진 ‘부양’의 무게가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습니다.
한 달 120만 원, 월급의 절반 가까이 부모님 병원비와 성인 자녀의 생활비로 나가는 50대 직장인.
이처럼 위로는 90세 부모님을, 아래로는 30대 자녀를 동시에 책임지는 세대가 바로 우리 중장년층입니다.
실제로 45세에서 64세 사이의 중장년층 79%가 노부모를, 62%가 성인 자녀를 각각 부양하고 있으며, 이 중 절반이 넘는 56%가 이중 부양 중이라고 조사됐습니다.
이들이 지출하는 월평균 부양비는 무려 111만 원에 달하며, 삼중 부양을 하는 경우에는 178만 원까지 오릅니다.
자녀의 독립이 늦어지는 것도 부담의 주된 원인입니다.
국무조정실의 조사에 따르면 19세에서 34세 사이 청년의 절반 이상인 54.4%가 경제적 여유 부족으로 부모와 동거 중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월세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자립은 커녕, 다시 부모에게 손을 벌리는 청년들이 늘고 있습니다.
취업한 뒤에도 전셋집 마련에 수년이 걸리다 보니, 부모 집에 머무는 '신캥거루족' 현상은 더 이상 예외적이지 않습니다.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 자녀에게 부양받지 못하는 '처음 세대'라는 뜻의 ‘마처세대’.
이 단어가 1960년대생의 자조 섞인 정체성을 보여줍니다.
이들 중 약 30%는 고독사를 걱정하며, 80%는 노후 생활에 불안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질병으로 인한 의료비(44%), 빈곤(35%)에 대한 걱정도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노후 준비는 하고 있다 답한 비율이 62%였지만, 실제로는 국민연금에 대한 의존도가 80%에 이르며, 퇴직 후 소득절벽에 대한 우려는 81%로 매우 높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중장년층의 부양 부담과 노후 불안을 개인 책임으로만 돌릴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청년층의 취업난, 고주거비, 불안정 고용이 악순환을 만들어 가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제공하는 ‘중장년 내일배움카드’, ‘긴급복지지원’, ‘성인 자녀 세액공제’, ‘부모 의료비 공제’ 등의 제도를 활용하면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정보 부족으로 외면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부양과 생계의 무게에 짓눌린 중장년층.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이젠 사회가 함께 나서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