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종주국’이라는 자존심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해외 언론이 지적한 김치 수입 실태가 국내에서도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최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한국 내 김치 소비 실태에 대해 “이미 수입산에 점령당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관세청 집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한국의 김치 수입액은 1억5946만달러로, 수출액(1억3739만달러)을 넘어섰습니다.
김치 무역수지가 2207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셈입니다.
특히 수입 김치의 99% 이상이 중국산이며, 가격은 국내산의 절반 수준인 킬로그램당 약 1700원에 이릅니다.
중국산 김치는 대량생산 구조를 갖춰, 영세업체 중심의 국내 김치 제조 기업들과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가정에서 수입 김치 소비 비율은 5.4% 수준이지만, 외식업계에서는 상황이 다릅니다.
식당들은 배추 가격 상승 등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을 압도적으로 선택하고 있습니다.
김치 제조업 대표는 “지역 식당들은 국산보다 값싼 수입 김치를 선호한다”며 “우리는 이미 시장을 빼앗겼다”고 고충을 토로했습니다.
이러한 수입 의존은 김치 원산지 표기 위반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보고서에 따르면 한 해 동안 김치 원산지 ‘거짓 표시’는 574건, ‘미표시’는 176건에 달했습니다.
김치협회는 수입 김치를 쓰던 식당이 국산으로 전환할 경우, 킬로그램당 1280원을 지원하는 바우처 시범사업을 시행 중입니다.
정부도 김치산업진흥법에 기반해 다양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산 김치 자율 인증제 도입, 기상 정보 제공, 병충해 방제 기술 지원, 원산지 표시 단속 등이 포함됩니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김치산업이 수출 전략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순한 가격 경쟁력보다는 품질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영세한 산업 구조 개선과 소비자 신뢰 회복 없이는, ‘김치 종주국’이라는 이름이 무색하다는 우려도 큽니다.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국산 김치를 선택하는 환경과 가치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