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씨의 껌 씹는 방법

경계는 늘 모호하다.

by Aware of Awareness

퇴근길 지하철역은 모순된 감정이 드는 공간이다.

잠시나마 얻은 자유의 기쁨과 퇴근하는 인파로 인한 답답함이 공존한다.

요즘 같이 춥고 사람 많을 때에는 불쾌함이 더 많은 지분을 차지한다.

나도 그들 중 한 명 이건만 다들 왜 이 시간에 집에 가는지 불만스럽다.


“쭈왑, 쭈왑, 쭈왑”, “딱”

“쭈왑, 쭈왑, 쭈왑”, “딱”


어디선가 신경 쓰이는 소리가 들린다.

시끌벅적한 플랫폼의 소음을 뚫고 예리하게 귀에 꽂힌다.


눈을 돌려 소리의 근원지를 찾았다.

어느 아저씨가 맛깔나게 껌을 씹고 계셨다.

근엄한 얼굴을 한 채 오른쪽 입꼬리와 하악만을 좌우상하로 굴린다.

그의 입안에서는 그만의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모든 신경과 주의가 그 소리에 쏠린다.

“쭈왑, 쭈왑, 쭈왑”, “딱”

“쭈왑, 쭈왑, 쭈왑”, “딱”

듣다 보니 리드미컬하다.

나도 모르게 그 상스러운 그루브에 빠져 들고 있었다.


지하철이 도착하고 문 하나 차이로 같은 칸에 탑승했다.

열차 안에 들어서자 아다지오가 된다.

열정과 냉정 사이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섬세한 강약조절은 현신한 밀당의 신 같았다.


민폐와 예민함의 경계는 어디일까.

나는 좋은데 다른 사람은 싫어하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민폐일까 예민함일까.

나는 버스킹 하는 거리 음악가의 음악이 좋은데 그 앞 식당 사장님은 장사 안된다고 꺼지란다.

쫓겨나며 소심하게 항의하는 음악가도 손님이 없어 초조한 사장님도 이해가 간다.


여전히 모두가 다 그럴만한 상황이 있다는 양비론으로 세상을 본다.

내 실수도 누군가에게 분노를 일으키기보다는 이해를 받고 싶은 마음에서 일거다.

나도 이해받고 공감받고 싶어 나와 다른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려 노력한다.


그럼에도 이걸 어디까지 용인해야 하나 하는 지점은 늘 생긴다.

그가 무례한 걸까. 내가 예민한 걸까.

민폐와 예민함의 경계는 모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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