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히도 나를 가로막는 에고에 관하여
글을 쓸 때마다 가슴에 무언가 막힌 느낌이 든다.
여전히 나는 나를 검열한다.
나만 보는 일기를 쓸 때도 경험했다.
표현하고 싶은 의지를 억누르는 내가 있었다.
억압이 강할수록 더 발버둥 치듯 썼고 마침내 벗어났다고 믿었다.
그래서 브런치를 시작했다.
남에게 읽히는 글을 쓰려니 또다시 에고라는 독재자가 집권한다.
보이지 않기에 사라진 줄 알았는데 자리만 내 등뒤로 옮겼을 뿐, 계속 내 곁에 있었다.
글감이 떠오르는 족족 난도질한다. 뻔하고 보잘것없다고.
집중력을 다른 곳으로 끌고 간다. 넌 글쓰기 보다 누워서 핸드폰 보는 걸 더 좋아한다고.
에고 앞에 또다시 무기력해진다.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다.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할 때마다 겪는 영아산통임을 안다.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을 때도, 운동을 다시 시작했을 때도
글쓰기를 시작했을 때도 처음에는 늘 이랬다.
내 성장을 가장 많이 방해하고 가로막은 존재는 나였다.
어디 한 군데 맘 편히 놓을 곳이 없었다.
뭐가 뭔지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랐다.
에고가 시키는 대로 살아왔다.
두려움이 내 인생을 결정했다.
자유롭게 사는 사람을 보면 부러웠지만
내가 저렇게 살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TV, 영화 속 유명 연예인처럼 나와는 상관없는 삶이라 생각했다.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삶 또한 부자처럼 소수에게만 허락된 행운이라 믿었다.
내 의지대로 삶을 살아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내 의지대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용기를 갖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더 이상은 지체할 수가 없다.
많은 것을 포기했다. 이제는 그러고 싶지 않다.
닥치는 대로 하고 보는 게 가장 빨리 벗어날 수 있는 길임을 이제는 안다.
그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라도 쓴다.
내가 나를 다시 주저앉히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