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삶을 살아가다

by 부의엔돌핀

작년 6월 말경에 영업부, 디자인, 마케팅, 기획팀 등이

본사에서 떨어져 나와 이사를 하였다.


이사를 하면서 거래처들에 이사 소식을 알렸다.


그중 2곳에서 화분을 보내 주셨다.

너무 감사한 일이었다.


보내준 화분들은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사무실 출입구 쪽에 잘 두었다.


그리고 한 4 ~ 5 개월 정도가 흐른 어느 날이었다.

화분 2개 모두에 있던 식물들의 이파리기 갈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하나는 난초였고, 하나는 작은 식물인데,

두 개 모두 똑같다.


출입구 쪽은 건물 복도 쪽이라 햇빛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곳이다.

그래서, 두 개 화분 모두 내 자리 뒤쪽으로 옮겼다.


적당한 햇빛과 맑은 공기가 필요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 자리 뒤쪽은 살짝 동쪽이라

아침과 오전에는 햇빛이 조금 들어온다.

그리고, 창문이 있어서 환기도 가능하다.


자리를 옮기고 다시 잘 자라길 바랐다.


물 주는 것도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달력에다가

적어 놓기까지 했다.


그리고 계속 지켜보았다.


식물은 이파리가 더 이상 변색 없이 유지되고 있었지만,

난초는 결국 모든 이파리가 갈색으로 변해 버렸다.


살리지 못했다.


지난주 금요일이 식물에 물을 주는 날이었다.

물을 주는 중에 아주 반가운 것을 발견하였다.


소중한 새싹이 나왔다.

아래 녀석은 태어난 지 며칠 된 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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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반가운 새싹을 보니,

다른 곳에 또 나오는 것은 없나 찾아봤다.


있다!

또 하나 이제 막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려고

고개를 내민 녀석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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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었다.


내 뒤에서,

나는 끝까지 버틸 거라고, 그래서 새싹을 틔울 거라고

자신만의 언어로 외치고 있었다.


이 식물은 그 자리에서

자신의 삶을 끝까지 살아내려고 온 힘을 다했다.

그리고 결국 새로운 싹을 탄생시켰다.


이 식물이 그랬던 것처럼

나도 내 자리에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 식물과 나는,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삶을 묵묵히 지켜내고 있었다.


어찌 보면 우리는 서로 닮았다.


잘 견뎌준 식물에게 너무 감사하였다.


"그래, 내가 너고, 네가 나였구나!"


부디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삶을 잘 이겨내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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