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세프에 매월 일정 금액을 기부하고 있다.
사회 초년생 때부터 하기 시작했으니,
20년이 훌쩍 넘었다.
버젓이 내세울 것은 없지만,
꾸준히 해 오고 있는 기부만큼은 자랑거리다.
(유니세프 외에 다른 곳도 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그래도 멈추지 않고 해오고 있다는 것을 큰 자부심으로 삼는다.
유니세프에서는 년 말이나 연초가 되면 간간이 소식을 전해 온다.
얼마 전에 유니세프에서 문자가 하나 왔다.
문자 내용 중에 늘 링크가 딸려 오는데,
그날도 링크로 들어가 봤다.
특별할 것도 없고,
한 번씩 봤던 가난한 국가들의 소식과 후원하는 내용이다.
그중에 몇 개 사진도 있었다.
비슷한 사진들을 계속 보아 왔던 터라,
뭐 특별할 것도 없는 그런 사진들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그냥 뒤돌아 가려고 하는 나를
양손으로 꽉 붙잡았습니다.
흙탕물.
목이 말라죽을지언정,
절대 입술조차 적실 수 없는 물.
우리에게는 그저 더러운 흙탕물이다.
그러나 사진 속의 여인들에게는 저 물은,
나를 살리고,
가족을 살리고,
오늘의 삶을 내일로 연장해 주는 생명수다.
물을 담아 허리에 짊어지고
집까지 힘겹게 걸어가면서 그녀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누구는 성과급으로 1억이 들어온다는데, 나는 왜 이 모양이야?'
'우리 집 아이들은 왜 이렇게 말을 안 듣지?'
'어휴, 집안일하기 지겹네......'
이들 앞에서
우리의 불평불만은 무엇인가?
저 사진들은 조용하지만 분명히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당신들이 저기서 한번 살아 보세요.
그러면, 지금 누리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눈물을 흘리며 깨닫게 될 거예요.'
그렇다.
저분들의 소망은,
불기둥 같은 주식도, 말 잘 듣는 아이들도,
지겹게 매일 해야 하는 집안일도 회사일도 아니다.
언제든지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 오직 이것이다.
더러운 흙탕물마저도 고마운,
저분들의 눈으로 보는
우리가 사는 세상은 말 그대로 천국이다.
우리는 천국에 살고 있다.
천국에는 천사들이 산다고 하는데 아닌가 보다.
아직까지 천사들이 불평불만으로 얼굴 찡그리고 있다고
들어 본 적이 없어서다.
행복한 천사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