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망치질을 하다가, 그만 엄지손가락이 망치에 맞았다.
구멍이 잘 뚫리지 않아서 더 강한 힘으로 내려치려다가
망치가 못의 머리를 스치듯이 지나갔고,
못을 잡고 있던 왼쪽 엄지손가락을 사정없이 강타했다.
순간 망치를 바닥에 떨어뜨리면서 극도의 고통이 느껴졌고,
나도 모르게 입에서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한동안 맞은 엄지손가락을 부여잡고
쪼그려 앉아서 가만히 있었다.
역시, 망치질을 주기적으로 계속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에게는 구멍 뚫는 것 하나 쉽지가 않았다.
다음 날까지 엄지손가락으로 핸드폰 옆에 붙어 있는
전원 버튼 누르는 것도 힘이 들었다.
그러나 다행히 이제는 아무 고통도 없고
손가락도 제 할 일을 잘 해내고 있다.
육체적인 고통은 약간의 시간만 지나면 거의 다 사라진다.
하지만, 마음이 받은 상처로 인한 고통은
몸이 아픈 것만큼 쉽게 사라지지가 않는다.
괜찮은 척해 보아도, 웃음 한번 지어 보여도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는 그 상처가 남아 있다.
피가 멈추듯이 눈물이야 더 이상 나오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상처까지 괜찮은 것은 아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 유명한 말이 오늘만큼은 다르게 해석된다.
시간이 지나 눈물이 사라졌다고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 아픈 마음을 완전히 도려내어
저 흐르는 강물에 떠나보내지 않고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품에 안고
살아가는 것이다.
살다 보면 문득문득 한 번씩 고개를 드는 그 아픈 마음이,
마치 영원히 우리의 삶에 붙어서 영생을 바라는 것만 같이 느껴진다.
제대로 마음을 치유하지 않고 시간이 다 해결해 줄 거라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믿음이 어쩌면 어리석어 보인다.
상처 난 몸에 약을 바르듯,
망치로 얻어맞은 마음에도 약을 발라 줘야 한다.
시간이라는 약으로 해결되지 않는 아픈 마음은
우리 스스로가 치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