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사진을 보며 쓰다
다음은 어떤 작업을 하실 거에요?
잘 모르겠다고 우물거리고 말았다. 실은 쓰고 있는 책도 있고 진행하던 작업도 있었는데. 말을 하려니 그러면 안 될 것 같았다. ‘작업’. 그 의미부터 견고히 해 두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뒤늦은 부끄러움.
포트폴리오부터 만들어 보세요.
그는 조언을 구했고, 나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확인했다. 대체 뭘 하고 있나. ‘뭘 찍느냐’고 물어올 때, 한번의 대답도 제대로 한 적이 없다. 작가라 불리는 게 어색하다는 말을 핑계 삼았다. 대체 무엇하는 사람인가.
괜히 눈을 돌렸고, 첫눈에 들어오는 걸 찍었다. 계속 들여다보는 건 사진인가 복잡한 심산인가.
벽돌 다섯 개와 막대기 하나. 어디에 쓰는 것들일까. 왜 저기에 놓여 있을까. 막대기를 집어들 누군가를 생각한다. 그에게 필요한 건 지팡이? 밀대? 혹은 몽둥이일까?
피식 웃었다. 사진은 재미있다. 잘 찍고 예쁘게 찍는 것보다, 들여다보며 하는 이야기들이 재미있다. 어디에 무슨 쓸모가 있는 짓은 아니지만 나는 아마 이 짓을 계속 할 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