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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린 Aug 15. 2022

쌀값과 아이스커피

아이스커피를 마시다 쓰다

작년 이맘때 오천 원 쯤 했던 겨란(엄마식 발음) 한 판이 지금은 팔천 원을 넘는다. 다른 먹거리에 비하면 싼 편이지만 갑자기 크게 올랐던지라 여전히 비싸다는 체감이 있다.


모든 장을 마트에서 보다 보니 기름값 오르는 것만큼 먹거리 물가에도 민감하다. 어제 제주 서귀포 대형마트 가격은 애호박 하나 3200원, 무 하나 3500원, 중간 크기 수박 한 통 15000원이었다. 지난 주엔 2200원 하던 두부가 2800원이 되었다.


양상추(4000원)도 양배추(5000원)도 엄두가 안 나서 못 사고 두부랑 팽이버섯 한 봉지만 샀다. 우유값도 하루가 다르게 오른다. 매달 매주 가격이 다를 정도다.


먹고 살기 점점 힘들다. 맨밥만 먹어야 하나? 쌀도 사야잖아. 하루 한 끼만 먹어야겠네. 웃기지도 않은 농담을 하며 돌아왔다.


쌀을 자주 사지는 않는다. 친척이 농사지어 보내준 쌀을 엄마가 다시 보내주기도 하고, 명절선물로 잡곡이 들어오기도 한다. 얼마 전에는 하귀언니(이사해서 외도언니)한테서 삼다수병에 얻어오기도 했다. 괜찮다는데도 꾸역구역 담아 가방에 넣어줬다. 선물로 들어왔는데 맛있으니 먹어보라며.


밥은 묵고 사나? 너거 집에 쌀은 있나? 맨날 똑같은 엄마의 잔소리에 요즘 밥 굶는 사람 있냐며 퉁퉁거리지만. 그럴 수 있는 것도 사실 이렇게 먹을 걸 나눠주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 굶어죽기야 하겠어? 금세 마음이 풀어져 소식하자는 둥의 결심은 안드로메다로. 밥 먹고 앉자마자 아이스커피. 아아 여름엔 이게 최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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