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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린 Nov 12. 2023

전시의 쓸모_관람자 시점

잔시장에서 쓰다

어제 손님.


- 아, 이거 나가 찍젠 헴신디! (찍으려고 했는데!)

- 찍읍서.

- 먼저 찍어놓고 뭘!

- 어떵 안헙니다게. (뭐 어때요.)


- 오, 이거 아이디어 좋은게! (좋네!)

- 가져당 쓰십서. 못도 안 허난. (갖다 쓰세요. 괜찮으니.)

- 게난, 게난. (그러니까, 그러니까.)


방구동(어딘지 안 알랴줌) 출신답게 온천리(둘은 같은 동네 위아래 마을임) 창고(#사진)를 한눈에 알아본 손님은 나는 흉내도 못 내는 열정적 사진가다. 일출 사진 찍고 출근하고 퇴근하면 노을 촬영하러 달려간다면 말 다했지.


다른 이의 사진에서 다른 시선, 몰랐던 시점을 발견하고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작업자는 남의 작업을 보는 게 공부인 거다. 많이 보고 콜콜히(꼼꼼히) 보고 깊이 보도록 하자.


- 담에 저디(저기) 찍으러 가사쿠다.(가야겠네.)

- 경헙서. (그러세요.)


떠들기만 하다 해 져서 기념사진은 못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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