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 에피소드 하나.
- 여기도 고양이가 있었네.
자주 듣는 말이다. 여기도 고양이가 있네, 쓰레빠(신발 아님)가 있네, 강아지가 있네, 자전거가 있네. 그만큼 자주 찍는다는 말이다.
이번 전시는 주제와 제재가 담이지만 그냥 넘어가면 섭섭하지. 우체통과 미깡상자와 작은 동물들을 숨겨두었다. 아니 일부러 숨긴 건 아니지만 구석에 작게 있다 뒤늦게 발견되곤 하니 그게 그거. 어제도 한 분이 까만 고양이를 발견했다고 했다.
그런데 말이다. 까만 고양이는 없다. 노란 줄무늬는 있지만 말이다. 그들이 본 건 까만 털에 흰색 무늬가 있는 시바견이다.
착각할 수 있지만 모두 한결같이 고양이로 본다는 게 재미있다. 지금껏 강아지를 강아지라 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내가 고양이 사진을 곧잘 찍는다는 걸 알고 있는 이가 많아서, 또 다른 쪽에 제법 크게 나온 노란 고양이 사진이 있어 암시를 받은 것이리라 짐작해본다. 아무튼 재미있는 이야기가 하나 더해졌다. 당신이 본 건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