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김성훈
자국민을 보호하는 게 외교관의 임무 아닙니까?
임무를 다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영화 ‘비공식작전’은 1986년 레바논에서 발생한 한국 외교관 납치 사건을 각색해 완성된 영화입니다. 실존 인물들에 이름은 다 다른 이름으로 변경하였지만 실제 사건에서 고증들은 충실히 재현하려고 노력하였다고 합니다.
하정우가 연기한 ‘민준’은 외교관으로서 미국 발령에 꿈을 이루기 위해 레바논으로 인질 석방금 전달 임무를 맡고 출발합니다. 뭔가 잘 진행되는 줄 알았지만 시작부터 공항 경비대에 쫓기며 예정된 택시가 아닌 한국인 택시 기사에 주지훈이 연기한 ‘판수’에 택시를 타게 됩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뭔가 하나도 믿음직스럽지 않은 모습뿐입니다.
그 후 ‘판수’에게 배신도 당하고 일은 마음 같지 않게 꼬여만 가고 미국에 외교관으로 가겠다는 야망 하나만으로만 버티기에는 힘든 상황들이 이어집니다. ‘민준’ 이런 모습은 김성훈 감독에 예전 영화인 ‘끝까지 간다’에서 이선균에 짜증을 떠올리기도 하고 하정우 배우와 함께 호흡을 맞췄던 터널에서 하정우에 모습이 연상되기도 하면서 웃음을 자아냅니다. 거지꼴을 하고 타국에 황량한 도로 위를 걷고 있는 ‘민준’에게 ‘판수’는 사과를 하며 돌아오고 자국민 구출을 위한 그들에 비공식 작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극에 후반부에는 사회 시스템에 대한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납니다. 시대적 배경이 80년대이기에 많은 것이 달라졌다고 믿고 싶지만 도저히 지금 이 나라에서 이런 재난에 이토록 취약할 수 있는 건지 의심하게 되는 많은 안타까운 일들이 가까운 몇 년간만 떠올려봐도 너무도 많습니다.
‘비공식 작전’에서 관료들은 자신들에 부처에 성과만 집중하며 힘겨루기를 합니다. 그러는 동안 타지에서 지뢰밭 위를 걷고 있는 두 외교관에 생사보다 정부 관리로서 절차에만 집중하고 두 사람을 사지에 보낸 외교부 동료들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가 됩니다. 동료들은 어쩌면 그 나라에 묶여있는 ‘오재석 서기관’과 ‘민준’에게 한뜻을 모아 힘을 보태주고 그 작은 움직임은 먼 곳에 이방인에게 전달되어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김성훈 감독 작품들은 ‘끝까지 간다’ ‘터널’ 그리고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에 이어서 ‘비공식 작전’까지 단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확실히 보는 사람에게 충분한 흥미를 주고 끝까지 집중하게 만드는 이야기를 끌고 가는 능력입니다. ‘비공식작전’ 역시 김성훈 감독 작품답게 눈에 띄는 단점을 찾기 힘든 영화입니다. 후반부에 이야기가 좀 늘어지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전체를 해칠만한 선택은 아니었고 배우들에 연기는 안정적입니다. 이야기에 감정적 과잉이 필요한 부분은 짧고 간결하게 처리되어 있고 적당한 가미된 유머와 함께 로케이션 역시 준수합니다. 하지만 무조건 보지 않으면 후회할 영화인가라는 질문에는 대답을 망설이게 됩니다. 물론 감상에 대한 주관이 많이 섞이고 그 정도로 주변에 추천할 만한 영화들은 10편에서 20편 정도를 보면 한두 편 정도만이 남게 되지만 흥행이 이 정도로 안될만한 영화는 아니었는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마지막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그런 생각이 떠오른 것은 두 배우가 유튜브 예능에 나와서 흥행이 생각만큼 잘되지 않아서 속상하다는 이야기를 했던 것에 대한 기억 때문입니다. 글을 쓰는 기준에서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던 ‘밀수’가 500만 명을 넘겨 가장 좋은 흥행 성적을 이뤄냈고 그 뒤로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370만 명을 넘겨 손익분기점에 근접했습니다. ‘비공식 작전’ 손익분기점이 500만 명임을 고려했을 때 100만 관객을 조금 넘겨서 멈춰버린 것은 감독과 제작진 그리고 배우 모두에게 아쉬운 수치임은 확실합니다.이야기에 배경이 되는 레바논 로케이션이 영화에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에 체감상 절반 정도가 영어 대사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한국 영화를 관객들이 선택할 때는 언어적인 피로감이 적은 부분도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인데 그것은 이 영화에서 의도치 않게 발생한 개인적인 아쉬움입니다.
2차 시장에 공개된 후에 최동훈 감독에 ‘외계인 1부’처럼 생각보다 괜찮다는 의견들이 늘어나는 경우가 적지 않기에 ‘비공식 작전’ 역시 그런 좋은 평들도 기대해 볼 만한 확실히 재미는 있는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