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수리남’

감독 : 윤종빈

by Plain Blank
난 말이야 강 선생처럼 지독하게 현실적인 사람들이 참 좋아 대부분 사람들은 실제하지 않는 걸 믿으려고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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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남은 남아메리카 북부에 있는 국가입니다. 배우와 감독 그리고 트레일러 영상 이외에 아무 정보 없이 넷플릭스에 공개하는 당일 ‘수리남’을 보게 되었습니다. 6편 분량의 시리즈라서 며칠에 나눠서 봐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초반에 강력한 이야기 흐름에 빨려 들어가 한 호흡에 다 보게 되었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은 한국에서 ‘수리남’으로 건너가 마약왕이 된 한 남자의 실화를 배경으로 각색된 작품입니다.


마약을 소재로 한 영화나 시리즈들을 볼 때면 필연적으로 같은 OTT에서 공개되었던 ‘나 코스’가 떠오릅니다. 감독에 의도는 알 수 없지만 몇몇 장면들이나 연출들에서는 ‘나 코스’에 영향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윤종빈 감독의 훌륭한 연출과 이 좋은 배우들에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6시간 정도의 시간을 쓰는 것은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수리남’에서 전요환은 극 중에서 돈이 되지 않는 일에는 시간을 쓰지 않는다는 강인구에게 자신에 비전을 이야기하면서 이런 말을 합니다.


‘난 말이야 강 선생처럼 지독하게 현실적인 사람들이 참 좋아 대부분 사람들은 실제 하지 않는 걸 믿으려고 하거든’


결국 ‘수리남’에서 전요한은 목사로 신분을 위장해서 신을 믿는 사람들을 이용하고 마약 유통을 통해 사람들에게 실제 하지 않는 세계를 보게 하는 환각과 중독으로 이끕니다.
전요환과 강인구는 철저히 돈을 믿고 섬길 뿐이지만 둘에 결정적인 차이는 인간에 대한 연민입니다.

강인구는 국정원 요원 최창호가 전요환 조직에 잠입해서 전요환이 미국 내에 마약을 유통하게 만들라고 하는 작전을 제시했을 때 그에 따른 금전적인 보상을 요구합니다. 그 이유는 가족입니다. 자신은 죽게 되던 어떻게 되든 상관없지만 본인의 자식들이 대학을 갈 돈 그리고 남아있는 가족들을 걱정하는 마음이 강인구에게는 돈에 대한 집착의 원인입니다.

그러기에 전요환이 더 큰돈을 벌게 해줄 수 있는 제안을 했을 때 지독히 현실적인 강인구가 어떤 선택을 할까에 대한 긴장감이 생기기도 했지만 어느날 강인구는 전요환이 신도로 있는 아이들에게까지 마약에 중독되게 만드는 모습을 목격합니다. 그리고 비 오는 날 비 맞으며 살려 달라는 아이를 보는 그에 눈에는 그에 인간적인 연민이 보이고 그가 국정원을 도와 작전을 잘 마무리할 것이라는 확신을 관객들에게 전해줍니다.

그와는 달리 전요환에게는 인간적인 연민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본인을 위한 더 많은 돈 그리고 또 더 많은 돈이 필요할 뿐입니다. 제왕적인 권위를 유지해 주고 그 누구도 본인에게 덤빌 수 없게 할 더 많은 돈이 필요할 뿐입니다. 전요환에게 돈은 권력이고 자신을 둘러싼 모든 사람들은 도구일 뿐입니다. 도구에게 연민을 느끼는 사람은 없듯이 자신의 목적만을 위해 사람들에 희생 따위는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두 사람은 돈에 대한 집착은 같지만 본질적인 사람에 대한 태도에서 큰 차이가 벌어지고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됩니다.

현실적인 것도 좋고 돈을 좋아하는 것도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는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그 한사람 한 사람에 대한 존중을 잃어가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사회는 더 얼어붙고 개인의 삶은 더욱 각박해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실제 하지 않는 어떤 것보다 실제 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은 떠 따뜻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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