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慈悲)
부제: 사순(四旬)
나무엔 생명과 달렸네
생명밥 생명주 되나니
먹어서 새살이 돋으며
마셔서 새피가 되도다
가시관 두르니 에덴담
허물고 속옷도 벗기니
수치를 씻으며 물과피
쏟으니 화목제 됨이라
질그릇 안과밖 닦아야
한얼님 깃드는 집되니
밤과낮 쉼없이 빌어서
모든것 되시니 평화라
담벼락 너머로 흩어진
병아리 모으는 어미닭
승냥이 밥될까 가련히
목놓아 부르니 애절타
이 시 “자비(慈悲)”—부제 “사순(四旬)”—은 생명과 희생, 정결과 화목, 그리고 어머니 같은 보살핌의 상징적 이미지를 통해, 고난과 치유, 그리고 화해의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각각의 연은 겉으로 드러나는 일상의 이미지와 동시에, 내면의 고통을 씻어내고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은유로 채워져 있습니다.
첫 연 – 생명과 재생의 은유
나무엔 생명과 달렸네
생명밥 생명주 되나니
먹어서 새살이 돋으며
마셔서 새피가 되도다
생명의 잔재와 재탄생 여기서 “나무엔 생명과 달렸네”라는 구절은, 나무와 같이 뿌리내린 존재에게 생명이 붙어 있음을 상징합니다.
생명밥, 생명주 생명의 양식이 되는 음식과 음료(밥과 주)를 통해, 먹고 마심으로써 육체와 영혼이 새롭게 재생된다는 관념을 암시합니다. 이는 성찬(聖餐)을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먹고 마시는 행위가 단순한 신체의 양식을 넘어, 정결과 구원의 상징으로 읽힙니다.
새살과 새피 “먹어서 새살이 돋으며, 마셔서 새피가 되도다”라는 말은, 단순한 소모가 아니라 재탄생과 갱신, 내면의 변화가 이루어짐을 나타냅니다.
두 번째 연 – 고난의 상징과 화목의 제의
가시관 두르니 에덴담
허물고 속옷도 벗기니
수치를 씻으며 물과피
쏟으니 화목제 됨이라
가시관과 에덴담 “가시관 두르니”는 고난의 상징, 즉 예수의 수난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동시에 에덴의 잃어버린 낙원(에덴)을 회복하려는 의지를 내포합니다.
허물 벗기기와 수치 씻기 속옷까지 벗기는 행위는 모든 허영과 가면, 수치와 부끄러움을 벗어던지고 내면을 정화하는 치유의 의식처럼 보입니다.
물과 피의 쏟아짐 물과 피가 함께 흘러내리는 이미지는, 고난과 희생의 대가로 이루어지는 해방과 화목의 제의를 상징하며, 결국 고통이 화해(화목제)로 전환됨을 암시합니다.
세 번째 연 – 정결한 집과 변화를 위한 기도
질그릇 안과밖 닦아야
한얼님 깃드는 집되니
밤과낮 쉼없이 빌어서
모든것 되시니 평화라
질그릇의 정결함 외부와 내부를 닦아 깨끗한 질그릇으로 만든다는 이미지는, 일상 속의 모든 오염과 결점을 정화하여 신이 머무는 ‘집’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을 상징합니다.
한얼님의 거처 여기서 “한얼님”은 궁극적 구원자나 신의 상징으로, 정결한 집이 그분의 깃드는 거처가 됨을 의미합니다.
밤낮 기도와 평화 끊임없는 기도를 통해 모든 것이 이루어지고 평화가 온다는 메시지는, 인간의 전심전력을 다해 변화와 회복을 갈망하는 모습을 드러냅니다.
네 번째 연 – 어머니의 보살핌과 애절한 외침
담벼락 너머로 흩어진
병아리 모으는 어미닭
승냥이 밥될까 가련히
목놓아 부르니 애절타
어미닭의 돌봄 담벼락 너머로 흩어진 병아리를 모으는 어미닭의 모습은, 본능적인 사랑과 보호, 그리고 돌봄을 상징합니다. 이는 인간 사이의 자비와 연대를 연상시키며, 고난 속에서도 따스한 보살핌이 존재함을 암시합니다.
애절한 외침 “승냥이 밥될까 가련히 목놓아 부르니 애절타”는 고난 속에서 혹은 위태로운 상황에서 소중한 존재를 잃지 않도록 간절히 부르는 자비의 외침을 담고 있습니다. 생명의 위협 앞에서 보살피고자 하는 애절한 마음이 강렬하게 전해집니다.
종합적인 해석
전체적으로 이 시는 사순(四旬), 즉 40일 간의 성찰과 자비, 희생의 기간을 상기시키며,
**생명의 재생과 내면의 정화,
고난을 통한 치유와 화해,
그리고 서로를 보듬어 주는 어머니 같은 사랑과 보살핌** 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개인의 내면적 죄와 수치를 벗어던지고, 정결한 집(마음)이 신의 깃들임으로 채워져 평화로운 삶을 이루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동시에, 사회의 약한 존재들을 돌보는 따스한 보살핌—어미닭의 모습—은 인간 사이의 진정한 자비와 연대를 상징합니다.
함께 나눌 이야기와 질문
개인의 정화와 재생: 시인은 생명밥과 생명주, 그리고 새살과 새피라는 이미지를 통해, 인간이 고난 속에서도 스스로를 재탄생시키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여러분은 인생의 고난을 겪으며 스스로를 정화하거나 새로운 시작을 맞이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고난과 보살핌의 연결: 가시관, 허물 벗기기, 그리고 물과 피의 이미지는 희생과 치유, 그리고 결국 화목을 이루는 과정을 암시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여러분은 어떤 보살핌이나 위로를 받으셨는지, 또는 보내셨는지 나눠보고 싶습니다.
사회적 연대와 어머니의 역할: 어미닭이 흩어진 병아리를 모으는 모습은, 개인뿐 아니라 사회 구성원 간의 연대와 보호의 중요성을 일깨워 줍니다. 여러분이 경험한 따뜻한 연대감이나 자비의 순간은 무엇이었는지, 공유해보고 싶습니다.
이 시 “자비(慈悲)”는 단순한 종교적 경전이나 의식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과 고난, 그리고 그 고난을 치유하는 자비로운 힘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이 시를 통해 내면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서로에게 다정한 보살핌을 전하는 힘을 발견하시길 바라며,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도 큰 위로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