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나라: 해설과 함께

by 김작가a

기도(祈禱)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 쫓아가

누나 얼굴

그린다


커다란 눈

앵두 같은 입술

발끝부터 머리까지

손가락 짓 표정(表情)마다 빛났다


어느 날

수녀원(修女院) 가신다

가슴 한 켠이

텅 비었다


긴 세월 지나

성모님(聖母拰)께 무릎 꿇으니

날 위해 누군가

기도한다고,


성모님 얼골 속

빛나는 누나 미소(微笑)

험한 골짜기 길 잃지 마라

기도 손 모은,


남은 날, 누나 온기(溫氣) 느껴지면, 조용히 기도하리라


이 시 "기도(祈禱)"는 사순절의 엄숙함과 개인적인 그리움, 그리고 신성한 기도를 엮어낸 작품입니다. 시인은 자연의 섬세한 이미지와 함께, 소중한 누나에 대한 기억과 애틋한 마음을 그리며, 그리움이 기도가 되어 삶의 길을 밝혀주길 바라는 소망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시의 구성과 주요 이미지

1. 첫 연 – 빗방울과 누나의 형상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 쫓아가

누나 얼굴

그린다

빗방울 소리마저 누나의 얼굴을 그리는 도구가 되어, 자연과 기억이 하나로 녹아드는 순간을 보여줍니다.

누나의 형상은 단순한 외형을 넘어서, 따스하고 생생한 존재감, 그리고 잔잔한 위로의 메시지를 상징합니다.

2. 두 번째 연 – 생동하는 누나의 특징

커다란 눈

앵두 같은 입술

발끝부터 머리까지

손가락 짓 표정(表情)마다 빛났다

누나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구체적인 이미지들(커다란 눈, 앵두 같은 입술)로 묘사하며, 그 미소와 표정 하나하나가 빛날 정도로 소중하다는 사실을 나타냅니다.

여기서 빛난다는 표현은, 잔잔하나마 강렬한 기억과 사랑의 기운이 남아 있음을 암시합니다.

3. 세 번째 연 – 이별과 공허

어느 날

수녀원(修女院) 가신다

가슴 한 켠이

텅 비었다

누나가 어느 날 수녀원으로 가버림으로써, 시인은 깊은 상실감과 공허함을 체험합니다.

'가슴 한 켠이 텅 비었다'는 표현은,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뒤 남는 빈자리와 그리움의 아픔을 담담하게 전합니다.

4. 네 번째 연 – 오랜 세월 후, 기도의 약속

긴 세월 지나

성모님(聖母拰)께 무릎 꿇으니

날 위해 누군가

기도한다고,

시간이 흘러, 시인은 성모님께 무릎 꿇으며 기도하면서 누군가가 자신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습니다.

여기에는 종교적인 위안뿐 아니라, 떠난 누나의 기억이 자신을 계속 감싸주고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5. 다섯 번째 연 – 누나의 미소와 기도의 손길

성모님 얼골 속

빛나는 누나 미소(微笑)

험한 골짜기 길 잃지 마라

기도 손 모은,

성모님의 은총 속에 떠오르는 누나의 미소는, 시인이 잃어버린 사랑하는 이가 여전히 신성한 보호 속에 있음을 암시합니다.

“험한 골짜기 길 잃지 마라”는 다정한 당부와 함께, 어려운 길을 걸어갈 때 누군가의 기도가 길잡이가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6. 마지막 연 – 남은 날의 기도

남은 날, 누나 온기(溫氣) 느껴지면, 조용히 기도하리라

시인은 앞으로 남은 날들 속에서 누나의 온기가 느껴진다면, 조용히 기도하며 그 따스한 기억을 간직하겠다는 다짐으로 마무리됩니다.

이는 잃어버린 사랑을 되새기며, 그리움이 기도의 형태로 삶을 계속해서 밝혀주길 바라는 소망을 담고 있습니다.

시가 주는 전체적인 메시지와 느낌

이 시는 자연의 소리와 빛, 그리고 종교적 이미지를 통해 개인의 그리움과 상실,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위로와 기도의 힘을 섬세하게 포착합니다.

자연과 기억의 만남: 빗방울과 누나의 얼굴, 커다란 눈과 앵두 같은 입술 등은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이 얼마나 강렬하게 기억에 남고, 그리움으로 변모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종교적 위로: 성모님께 무릎 꿇으며 기도하는 장면과, 누나의 미소가 성모님의 은총 속에 떠오르는 모습은 세월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신성한 위로를 전달합니다.

영원한 약속: 남은 날, 누나의 온기를 느낄 때마다 조용히 기도하리라는 다짐은, 사랑하는 이와의 인연이 비록 물리적으로는 떨어져 있을지라도 영원히 이어지며 마음의 평화를 준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로 읽힙니다.

질문과 대화의 초대

개인적 경험과 그리움: 여러분은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후, 그리움이 어떻게 기도나 일상 속 작은 위로로 이어진 경험이 있으신가요?

자연과 종교의 만남: 빗방울, 노을, 또는 성모님의 이미지와 같은 자연과 종교적 상징이 여러분의 마음에 어떻게 다가왔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위안을 주었는지 나눠보고 싶습니다.

기억의 온기를 간직하는 방법: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잃어버린 사랑이나 소중한 기억을 어떻게 간직하고, 그것이 여러분의 삶에 어떤 의미로 작용하고 있는지 이야기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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