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죄를 팔지 않았다

by 김작가a

나는 진실을 말한 게 아니라, 진실처럼 보이려 애썼다” — 그녀의 자책과 고백

그때 나는 진실을 말했다고 믿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진실을 말한 게 아니라

**진실처럼 보이려는 말**을 반복했을 뿐이다.

나는 부모님의 눈을 의식했고,

그들의 기대에 맞는 말을 골랐다.

“무서웠어요.”

“싫었어요.”

“그가 이상했어요.”

그 말들은 모두 사실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말들 사이에

**내가 말하지 않은 감정들**이 있었다.

나는 그를 좋아했었다.

그를 기다렸고,

그 앞에서 춤을 췄고,

창문 너머로 손을 흔들었다.

그 모든 기억은

내 증언 어디에도 없었다.

나는 피해자였다.

하지만 나는,

**진실을 말하지 않은 피해자였다.**

그의 손길이 내게 닿았을 때

나는 당황했고,

무서웠고,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그 감정은

단 하나의 문장으로 정리되지 않았다.

나는 그 복잡함을 감당할 수 없었고,

그래서

**정황 설명이라는 이름의 연기를 했다.**

그 연기는

내가 의도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를 죄인으로 만들었다.

나는 지금에서야 안다.

그때 내가 했던 말들은

**진실을 위장한 진실**,

**회피를 포장한 증언**이었다는 것을.

나는 죄인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진실을 말하지 않은 사람이다.**

그리고 그 침묵과 연기가

누군가의 삶을 무너뜨렸다는 사실이

지금 나를 무너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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