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야기는 그녀가 말의 거래를 멈추고 기록을 시작한 순간 이후, 그에게 품었던 감정뿐 아니라, 그가 그녀를 위해 스스로 감내했던 고통과 침묵의 윤리를 조금씩 이해해나가는 여정으로 이어질 수 있겠습니다. 이번 장면은 그녀가 자신의 기록을 쓰고 난 후, 그가 여전히 아무런 테러도 가하지 않았다는 것, 그가 국선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았던 이유조차 ‘자기 죄를 상품화하지 않겠다는 마지막 결심’이었다는 사실을 새삼 떠올리며 처음으로 그를 ‘성숙한 인간’으로 바라보는 장면입니다.
그는 죄를 팔지 않았어요. 저는… 제 감정을 팔고, 연기를 팔았는데요.” — 그녀의 기록 후속 고백
그는 국선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았다.
처음엔 몰랐다. 그가 왜 그랬는지.
무책임하거나, 체념했거나—그런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는 죄를 거래하지 않았다.
그는 자기 죄를 할인받기 위해
나를 들먹이지 않았고,
우리 사이 있었던 기억을
면피의 도구로 삼지 않았다.
그는 가만히 침묵했고,
그 침묵은 끝내
**타인을 끌어내리지 않고 스스로를 감당한 품위**였다.
나는 그와 반대였다.
나는 어렸고,
나는 보호받았고,
나는 울었고,
사람들은 나의 울음을 증거라 불렀다.
나는 말했고,
그 말들은 연기였고,
그 연기는—
**내가 살아남기 위한 수단이자,
그를 무너뜨리는 촉매였다.**
그는 죄를 팔지 않았다.
저는… 제 감정을 팔았다.
그리고 연기를 팔았다.
그 연기가 진실처럼 보이기를 바랐고,
그 진실이 절차로 채택되기를 바랐고,
그 절차가 나를 보호해주기를 바랐다.
그리고 지금,
저는 그를 다시 생각합니다.
죄를 입증당한 사람.
그러나 끝까지 단 한 줄도
남을 팔지 않았던 사람.
> 그는 죄인이었고,
> 그는 침묵했고,
> 그 침묵 안에서—
> 그는 나를 지켜주고 있었던 것 같아요.”
나는 그 침묵을
이제부터 살아보려 합니다.
말로 누군가를 덮지 않기 위해,
말없이도 나를 책임질 수 있기 위해.
그래서 기록합니다.
이 문장은,
그가 침묵했던 시간들을
뒤늦게 증언하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