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 들기 전, 침대에 누워 브런치 앱을 켜고 '브런치 나우'에 올라오는 여러 작가님들의 글을 읽고 있으면 무언가 쓰고 싶다는 욕구가 샘솟는다. 에세이든 시든, 아무거나.
침대에서 일어나 책상으로 향한다.
어떤 글을 쓸지 곰곰이 생각한다.
그런데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
뭐랄까, 설명하기 어려운 게 있다.
머릿속에 온갖 단어와 문장이 가득한데 그것들이 한데 섞여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기분이다. 교통정리를 하는 경찰처럼 복잡한 생각을 정리해보려 한다. 하지만 마음처럼 잘 되지 않는다.
엉킨 실타래를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모르겠다.
몽롱한 꿈을 꾸는 것 같기도 하다. 며칠 전, 꾼 꿈에서 난 글을 쓰고 있었다. '내가 이런 글을 썼다고!?' 할 정도로 놀라운 글이었다. 내가 쓴 글에 크게 만족하면 배시시 웃고 있었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났는데 그 글이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허탈한 심정이었다. 그래도 어렴풋이 어떤 분위기의 글이었다는 것은 기억 속에 남아있는데 책상 앞에 멍하니 앉아 글감을 찾으려 하는 때와 비슷한 기분이다.
한참을 앉아 있으면 그래도 뭔가가 보인다.
'작가는 엉덩이로 글을 쓴다.'라는 말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
천방지축 날뛰는 글자들을 꾸역꾸역 잡아당겨 빈 노트에 집어넣는다.
어떻게는 완성시킨 글을 천천히 읽어본다.
"에혀, 다시 써야겠다!"
글의 힘은 신비롭다.
빠르게 지나가는 말보다 오랜 시간 동안 음미하며 깊은 여운을 받을 수 있는 글이 더 위로가 된다.
그런 좋은 글을 쓰시는 작가님들이 존경스럽다.
이제 막 글을 써보는 햇병아리지만 부족한 나의 글,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드리며 언젠가 나의 책을 내게 되는 때가 올 때까지 다시 책상 앞에 앉아 펜을 들고 끄적끄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