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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춤추는 헤르만 헤세 Aug 30. 2021

신경 쓰지 않기


밤사이에 모기가 물었다.

정확히 4방.

아침에 막 눈을 떴을 땐 몰랐다.

샤워를 하려고 맨몸을 드러냈을 때, 빨갛게 부어 오른 물린 부위를 보자 정신없이 가려워지기 시작했다. 약을 찾아보았지만 없었다.

나도 모르게 살짝 긁었다. 시원했다.

하지만 시원함은 잠시 뿐, 전보다 배로 심해진 가려움에 힘을 주어 뻑뻑 긁었다.

물린 자국은 붉게 그리고 넓게 퍼져나갔다.

딱딱하게 위로 솟아올랐다.     


오전 내내 가려움 때문에 고생하던 나는 오후에 중요한 일이 있어 그것에 집중을 했다.

4군데는 여전히 간질거렸지만 손을 대고 긁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일을 무사히 마쳤다.

그리고 놀랍게도 모기에게 물렸다는 사실을 까먹고 있었다.

퉁퉁 부어있던 부위는 작게 가라앉아 있었다.

신경 쓰지 않았더니 자연스럽게 치유가 된 것이다.     


나를 옭아매는 이 상황도 쉬지 않고 괴로워하고, 고민하며 바라보기만 할 것이 아니라

가끔씩은,

한 발짝 물러나서

아니면 아예 뒤돌아 멀리 떨어져서 잊고 지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까.     


‘시간이 알아서 해결해 줄 거야’라는 말이

식상한 위로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가장 걸맞은 정답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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