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기다리며 정거장에 서있을 때, 스크린도어 곳곳에 붙어있는 시들을 읽으면 시간이 금방 흐릅니다. 그중 ‘20xx 년 시민공모작’이라 되어있는 시들을 보고 검색해보았더니 매년6월에서 7월 사이에 <지하철 시민 창작 시 공모전>이 열리더군요. ‘나도 한번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올해 3월, 시를 한편 썼습니다.
정거장에 앉아 어떤 시가 사람들의 눈길을 끌까 고민하다가 열차가 들어오는 알림 소리가 귀에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안내 멘트가 흘러나왔습니다. ‘스크린도어가 열립니다. 한 걸음 물러서 주시기 바랍니다.’.
위 조건을 지키기 않을 경우 설치가 불가하다는 안내문을 보고 당황했습니다. 거기까진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그래도 이 시를 꼭 공모하고 싶어서 불필요한 글자들을 빼고, 줄 바꿈도 줄여가며 규격에 맞게 제출할 수 있었습니다. (행여나 글자 수가 넘어가진 않았을까 몇 번이나 확인을 했어요;;)
결과 발표일인 8월 31일 오늘, 오전 9시에 문자가 왔습니다.
저의 시가 21년 공모전에 선정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두 눈으로 믿기지 않았습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확인해보니 204개의 선정작 중에 저의 이름과 시의 제목이 있었습니다.
항상 지하철의 시민 공모작 들을 보며 언젠가 꼭 나의 시가 이곳에 걸려 많은 사람들이 읽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현실로 되어서 정말 기쁩니다. 올 12월 말경에 게시 위치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저의 시 앞에서 사진을 찍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입가에 미소가 가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