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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ca

오전 일찍 일어나 쓰는 글은 다짐에 가까운 글이 된다. 오후 시간에는 나와 조금 거리가 생기지만, 좀 더 창조적이고 다양한 글을 적을 수 있다.


시작과 끝에서 오는 차이일까? 학교에 복학하기 전, 오전 4시 기상과 오후 8시 취침 루틴을 만들고 있다. 일을 오전에 다 처리하는 하루 시간표다.


건축 관련 전공이라 학업에 집중하다 보면 루틴이 깨지는 날도 꽤 있겠지만, 복학 전까지 시간이 붕 뜨고 일하기는 싫은 지금의 나에게 루틴과 습관을 쌓는 것은 지금 할 수 있는 최고의 일이다.


군대에서부터 취미며 습관이며 해보고 싶은 게 많았다. 실제로 시도하는 빈도는 높지만, 하고 싶은 것 중 가장 깊게 파고 싶은 것을 찾는 일은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예전만큼 다양하고 알차게 파고드는 대신, 예전 같은 깊은 몰입은 많이 사라졌다.


최근 AI로 사주를 보았는데 내 사주에 '나무(木)'의 기운만 세 개라고 하더라. 이런 건 처음 보는데 꽤 놀라웠다. 실제 내가 인식하던 나의 모습과 꽤나 일치했다. '금(金)'이나 '화(火)'의 기운으로 조절하라는 조언도 있었는데, 그 방법은 내가 최근에 생각하고 실천하던 방식과 유사했다.


먼저 '불(火)'의 기운은 많은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전부 파헤쳐 보며 불필요한 것들을 불태우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금(金)'의 기운은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지금 내 상태와 연결해 보았다. 만화 <주술회전>의 고죠 사토루가 쓰는 기술 중 무한한 정보를 뇌에 집어넣어 사고를 정지시키는 '무량공처'라는 기술이 있다. 그것처럼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져나가 나중에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구별도 안 되고 정리도 안 될 때, 그 생각들을 묶어 '의미'라는 통 안에 정리하는 방법을 말하는 게 아닐까 싶다.


나는 수기(手記)를 애용한다. 늘 낙서장을 들고 다니며 생각이 떠오르면 모두 써 내려간다. 그렇게 내 생각의 가지가 어디로 향할지 조절하는 능력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실제로 효과가 있었다.


처음 키보드에 손을 올릴 때는 무슨 글을 써 내려가야 할지 몰랐지만, 그냥 한 글자 쓰기 시작하면 그다음 생각이 밀려온다. 바닷가에 살짝 발을 담그고 있으면 자연스레 파도가 몰아쳐 발목을 쓸고 지나가듯, 가만히 담그고 있으면 바다는 강하든 약하든 내게 파도를 보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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