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도 나만큼 행복할까?
한참 일로 바쁠 때 시바견 한 마리를 집으로 데려왔다.
1살도 안된 시바견이었다.
막상 데려오고 나선 이름을 어찌 붙여줘야 할지 몰라
"강아지야!"라고 불렀던 기억이 난다.
"강아지야 밥 먹자!"
"강아지야 여기다가 오줌 싸면 안 돼"
말을 알아듣는 건지 못 알아듣는 건지 모르겠다 싶을 때
말길을 알아먹으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3년이 지나 이제 강아지는 이름도 생기고 나이도 들고
알아듣는 단어가 제법 많아졌다.
산책 가자. 집에 가자. 퍼피팝가자
밥 먹자. 간식 줄까?
손, 저쪽 손, 하이파이브, 엎드려, 누워!
일하느라 바빠서 하루에 같이 있어주는 시간이 얼마 안 되기 때문에
안쓰러울 때가 있다.
하루종일 이 강아지는 뭐를 할까. 무슨 생각을 할까.
퇴근길에 좋아서 달려드는 녀석을 보면 더 미안해진다.
그래서 하루 종일 있는 집 말고, 강아지가 어디 맘 붙이고 기분 좋아라 하는 곳이 있다는 건 참 다행이다.
서울에 웬만한 강아지 친화적인 카페나 음식점 다녀봤지만 이만큼 녀석이 신나라 하는 곳이 또 있을까 싶은 곳.
이렇게 집보다 훨씬 넓은 운동장에서 뛰뛰. 움직이기 싫으면 실내에 소파 한켠을 떡하니 차지하고.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강아지가 맘 놓고 놀 수 있는 곳이 서울에 몇 곳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곳에 가면 다양한 강아지들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가 있다.
소심한 강아지도 있고, 대범한 강아지도 있고, 까불이 강아지도 있고, 의젓한 강아지도 있고.
강아지가 주인을 닮은 건지, 주인이 강아지를 닮은 건지, 아니면 서로 닮아가는 건지.
이런 게 요즘 가족의 또 다른 모습이구나 하는 걸 느끼게 하는 곳이다.
우리 집 강아지가 건강했으면 하는 마음과 함께 이곳이 오래오래 잘 돼서 계속 올 수 있으면 좋겠다 싶은 곳.
하지만 매일 가면야 좋겠지만 이게 또 시간이 안 맞고 사람 현생이 바쁘면 소원을 들어주기가 어렵다.
한참 있다가 집에 가는 길에 아쉬워하는 녀석을 보면 또 괜히 미안해지는 거다.